부도위기 건설사들, 지자체의 엄격한 규제 잣대에 발동동
경기 침체와 미분양 적체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건설사들이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구태의연한 '규제 전봇대'에 두번 울고 있다.
자산매각과 임금동결 등 필사적 생존 노력을 기울이는 건설회사들은 일선 시군구청의 한가한 규제 타령에 '울며 겨자먹기'로 따르면서도 속으론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의 D건설사는 경기 용인에서 분양한 타운하우스가 경기침체 직격탄으로 미분양이 나자 시행사의 사업부지를 떠안게 됐다. 제2금융권 대출로 땅을 산 시행사는 원리금을 연체하며 신용불량자 위기에 몰리자 어쩔수 없이 원가에 땅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이들을 분노케 한 것은 토지 매매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의 태도였다. 이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어서 매매시 공무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담당 직원은 이 거래가 투기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며 공인회계사가 작성한 2개의 평가서를 요구했다.
D건설사 사장은 "금융권이 시행사에 2~3일내 차압을 예고한 긴박한 상황에서 한가하게 투기 타령을 논하는 공무원의 태도에 적잖이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너무 급해 부랴부랴 서류를 만들어 갔더니 담당 공무원이 출장가고 없어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하더라"며 혀를 찼다.
월드건설은 서울시가 추진중인 가로환경정비계획으로 인해 낭패를 봤다. 강서구 공항로 소재 모델하우스 간판의 강제 철거로 인해 홍보 효과가 떨어져 현장에서 진행중이던 미분양 판매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강서구는 최근 시의 철거 지침이라며 간판 1개만 두고 다른 간판과 광고물은 모두 철거하라고 행정 처분했다. 이를 어기면 철거 때까지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월드건설 장해주 이사는 "모델하우스는 업계의 유일한 영업장소인데 간판을 다 떼고 나면 영업을 하기 어렵다"면서 "정규건축물은 모르겠는데 가설건축물까지 규제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택업체는 경기도의 한 지자체에서 사업승인을 내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자체는 '2020년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배분된 인구정원을 초과한다며 주택사업승인을 해줄 수 없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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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담 주택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도시기본계획은 20년 장기를 내다보는 계획이어서 장래예측이 안 되다보니 보수적으로 인구목표를 잡는다"면서 "지자체나 정부의 유연하고 탄력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