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벼랑끝 내몰리는 시행사들

금융위기로 벼랑끝 내몰리는 시행사들

김수홍 MTN 기자
2008.11.28 16:58

< 앵커멘트 >

금융권이 대출을 끊고 건설사들은 지급보증을 꺼리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4년동안 전 재산을 쏟아부어가며 공들인 사업이 좌초위기에 놓였지만 희망의 끊을 놓지 않는 한 여성시행사 대표를 김수홍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성시에서 주택 시행사업을 하는 이순웅 대표.

4년전 시작한 천4백 가구의 아파트 건립사업은 80% 부지매입을 마쳤고 질질 끌어온 각종 인허가도 다음달 초면 마무리됩니다.

지구단위계획을 받으면 일반 농지가 택지로 바뀌어 담보가치는 두 배 정도 상승합니다.

나머지 부지매입과 이자 등 금융비용은 추가대출로 융통한뒤, 시공사를 만나면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금융위기의 여파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추가대출을 약속했던 저축은행이 돌연 태도를 바꿨기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순웅 / 일심건설 대표이사

"사업이 중간된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될까봐...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업지 내에 가지고 있던 땅 2만평에 일가친척의 재산까지 담보로 그동안 빌린 돈이 이미 백억 원.

20억원에 달하는 연체이자가 밀리면서, 금융권에선 경매 집행을 통보했습니다.

이자를 갚지 못하면 조만간 사업부지도, 집도 잃고 나앉게 될 상황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안 다녀 본 곳, 안 해본 생각이 없습니다.

정치권에서 건설업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기에 국회 문도 두드려봤습니다.

그러나 작은 시행사 대표인 그녀에게 문턱은 너무 높았습니다.

[인터뷰]이순웅 / 일심건설 대표이사

"정말 돈이 필요한 사람한테... 숨이 넘어가고 있는데 장례치를 준비만 하고 있는 거 잖아요."

사업부지를 마련한 뒤 지급보증을 서줄 시공사를 만나기 전까지.

규모가 영세한 대부분의 시행사는 제 2금융권의 브리지론에, 경영자의 개인 재산, 심지어 사채에 의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자]

"정부 대책이 경제적 파급력이 큰 대형 시공사 살리기에 맞춰진 동안 소규모 시행사들은 사업도 재산도 잃을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시행사들이 민간택지공급의 첨병역할을 해온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부도사태는 건설경기를 더욱 위축시키게 됩니다.

[인터뷰]강민석 /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박사

"기본적으로 시행사가 관계된 사업지 그리고 시공사에 악영향을 미칠테고 장기적으론 시행사들이 택지작업을 해온 민간부문의 택지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마지막 고비를 남겨두고 은행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녀에겐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좌절할 법도 하지만 애지중지 마련한 사업부지를 바라보며 희망의 끊을 놓치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인터뷰]이순웅 / 일심건설 대표이사

"현실은 힘들지만 곧 좋은 일이 있겠죠. 열심히 지금까지 해온 것 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할겁니다."

MTN 김수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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