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내 총생산의 18%를 담당하는 건설업계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 한해 외환위기 못지 않은 위기에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선 사상 최대 호황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하기도 했습니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되는 건설업계의 현 주소를 김수홍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올해 분양된 단지 4곳 중 1곳은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 아파트였습니다.
무려 백14개 단지에 청약통장을 사용한 사람이 없었던 겁니다.
김동섭 소장의 초보자도 쉽게 배우는 일목균형표 강의 동영상
청약통장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면서, 통장 가입자 수도 1년 새 47만 명이 줄었습니다.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7월 16만 가구를 넘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도 백약이 무횹니다.
미분양을 떠안은 건설업체들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지난달까지 부도를 낸 건설사는 3백65개. 하루에 한 곳 이상 문을 닫은 셈입니다.
지난해보단 40%나 늘었습니다.
업계 41위의 신성건설이 기업회생절차에, C&그룹의 C&우방도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중견업체도 위기를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대형건설업체조차 부도설에 시달렸고, 대림산업과 GS건설은 ‘부도 루머’ 유포자를 찾아달라며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국내 부동산 시장이 건설업체들에게 위기였다면, 해외 시장은 기회였습니다.
올해 해외건설수주액은 4백76억 달러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습니다.
해외시장에 발을 내디딘 지 43년 만에 누적수주액이 3천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현대건설은 카타르에서 단일 규모로 최대인 38억 달러짜리 복합화력 발전소를 수주했고, 대림과 삼성물산, 쌍용건설 등은 싱가포르 정부가 발주한 고속도로 공사 6개 중 4개를 따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해외건설 진출도 지역별, 공사 종류별로 다변화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깃발을 곳곳에서 날리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PICK!
[인터뷰]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70,80년대는 노동력을 바탕으로 진출했다면, 이젠 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진출해야겠습니다. 특수한 교량이나 특별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해저터널 이런 부분들로 해외에 진출한다면 상대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지니면서 개도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많다고 봅니다."
부도, 구조조정, 미분양 등 건설업계에 드리운 그림자는 새해에도 쉽게 지우기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위기를 해외에서든 국내에서든 기술력과 품질이란 기본을 떠올리는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 건설업계의 체질도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MTN 김수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