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부 추경안, 무엇이 문제인가

[기고]정부 추경안, 무엇이 문제인가

민주당 이용섭(민주당, 전남 함평) 국회의원
2009.04.27 11:23

정부는 본예산이 통과된 지 3개월 만에 28조90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경제위기 조기극복을 위한 추경편성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경제성장률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당초 4%, 수정 -2%)하고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자는 의견에 조금만 더 귀를 기울여 예산안을 합의처리했다면 이같은 조기 슈퍼 추경을 편성하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정부의 추경안은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첫째, 재정의 위험성이다. 정부 추경안은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51조6000억원)와 국가채무(366조9000억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38.5%, 1인당 국가채무 753만원)를 재원으로 편성된 사상 최악의 빚더미 추경이다.

MB정부 출범이후 국가채무가 68조원, 1인당 국가채무는 136만원 늘어났다. 우리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여서 해외충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면 앞으로 밀려올 충격에 재정이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둘째, 정부의 고통분담 노력이 없다. 국민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하지 말고 정부도 예산절감에 앞장서서 국채발행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는 올 본예산에 청와대 '총액 인건비 본부 기본경비'를 50%나 인상하고 심지어 청와대 비서동 건물 신축을 위해 예비비(63억원)까지 사용하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백악관 고액연봉자 임금동결과 경비절감을 업무 1호로 지시했고 국민의 정부는 IMF 외환위기 직후 편성된 추경 12조5000억원의 재원을 국채발행없이 정부의 세출삭감과 세수증대로 조달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따라서 이번 추경에서 정부의 홍보예산,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여비, 관서운영비 등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창출과 직접 관련없는 경비를 줄여야 한다.

셋째, 추경예산으로 적절하지 않은 사업이 대거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게 4대강 등 국가하천 정비사업이다. 이미 올 예산에 7910억원이 포함됐음에도 추경안에서 3500억원을 증액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마스터플랜도 아직 세워지지 않아 재원조달방식과 사업추진방식도 결정되지 않았으며 국회에 하천지구별로 구체적인 사업예산 근거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구 챙기기 민원사업, 시급성 없는 기관운영비나 영상기록사업 등은 이번 추경예산에서 반드시 삭감돼야 한다.

넷째, 일자리 창출예산으로 보기 어렵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5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이 가운데 40만개는 83만원을 받는 공공근로사업으로 그것도 6개월 한시적 일자리다. 나머지 15만개 역시 인턴 등 비정규직 일자리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사회 양극화도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는 4대강 살리기와 같은 토목건설이나 공공취로사업보다 사회서비스 분야와 보건복지 분야에 추경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토목사업에 10억을 투입하면 16.6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데 비해 교육, 복지와 같은 사회서비스는 24.6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또 토목사업은 주로 기계 일자리, 외국인 일자리, 일용직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사회적 일자리는 당장 우리에게 절실한 청·장년층과 여성을 위한 일자리다. 토목사업은 공사 완료시 일자리가 없어지지만 병원, 학교, 간병시설 등은 공사 완료 후에도 스스로 수요를 창출해 지속성이 유지되는 일자리다.

정부는 "지금이 빚 걱정할 때냐"며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지혜로운 농부는 아무리 겨울나기가 힘들어도 내년 봄에 쓸 종자 씨앗은 아낀다는 말이 있다. 여유있는 계층으로부터는 필요한 세금을 걷고 불요불급한 지출은 줄여 미래의 재정파탄을 예방하는 지혜로운 정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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