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건물 안짓는다···녹색성장 무색

친환경건물 안짓는다···녹색성장 무색

원정호 기자
2009.05.24 15:01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전체 착공 건물의 0.23%

건설업계가 친환경 건물을 외면하면서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업계는 친환경 건물이 활성화되려면 정부 인센티브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4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1/4분기 친환경 건축물 예비인증을 받은 건축물은 35건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착공된 전체 건축물 1만2744건의 0.23% 수준이다.

친환경 예비 인증을 받은 공동주택도 지난 한해 86건이었던 데 비해 올 1/4분기에는 15건에 불과했다. SH공사 등 공공기관이 8건을 차지하고 민간업체의 인증 건수는 7건이다.

정부와 건설업계가 녹색성장과 녹색도시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그 기본이 되는 친환경 건물은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친환경 건물 인증 활성화가 안되는 것은 업계가 이를 분양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할 뿐 인증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어서다. 그나마 지난해까지 부여했던 분양가 3% 가산 인센티브가 없어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더욱 줄었다.

스위스계 컨설팅업체인 '맥스메이커스'의 타릭 후세인 한국대표는 "건설사 대부분이 친환경 건축 인증을 분양 마케팅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실질 혜택에 대해선 검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친환경 아파트 컨셉트는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분양가를 높이고 고급 주택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도입했다"고 전했다.

지금의 분양 위주 매매 관행 아래선 친환경 건물이 자리잡기 곤란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친환경 건물을 지으면 유지·관리비용이 줄어들지만 초기 건축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설계 관계자는 "친환경 건물은 건축주 입장에서 경제적 수지 타산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환경 인증제도의 비교적 후한 점수 구조, '에너지효율 등급'인증제도와 분리 운영에 따른 비효율성 등 인증제도 자체가 가진 문제점도 건설업계의 외면을 부채질한다.

한 도심 빌딩 개발업체는 외국계 기업 유치를 위해 미국 친환경건물 인증인 'LEED' 심사를 거치고 있다. 국내 친환경 건물 인증은 외국기업이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란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후세인 대표는 "정부가 세금 감면이나 인허가단축 등의 인센티브를 많이 주고 친환경 건물이 이익이 된다는 확신을 업계에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인증 커트라인 점수를 높이는 등 기존 제도를 보완·개선하고 있다"이라며 "또한 인증 건물에 대해 건축기준 완화와 취등록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 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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