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주택시장 전망은?

추석 이후 주택시장 전망은?

지영호 기자
2010.09.21 09:52

[머니위크]재테크 가을 승부수/ 부동산

“여건이 된다면 가을까지 기다려라.”

올 초부터 기자의 질문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답변이었다. 거래 실종과 부동산 경기침체의 탈출 시기를 묻는 질문이었다.

'하우스푸어'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 6월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아파트 투자자 손실탈출 4가지 대안>을 주제로 한 기사에서 부동산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해법 역시 가을 성수기까지 대기하라는 것이었다.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대폭 낮춰 매물을 내놓거나, 감수할 수 있다면 가을까지 기다리라는 주문이었다.

가을 문턱인 8월29일 부동산 거래활성화를 위한 정부 대책이 나오면서 꽉 막혔던 시장에 약간의 미동이 감지된다. 급매물 중심으로 매도자가 매물을 회수하는 경우가 있고, 강남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소폭 상승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매수 대기자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재건축 시장은 반짝 하더니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8·29대책의 약효는 추석 이후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쪽이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이사하기에 좋은 시점이 추석 이후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제시했던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올 가을 주택시장의 전망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여전히 미지근할 매매시장

추석 이후 주택 매매시장은 크게 기대할 게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폭된 불신감을 반전시킬만한 재료가 없다는 것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수석부사장은 “8·29대책이 강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참여자들은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에 심리적으로 짓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약보합세 상황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도 “8·29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거래 부진과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PB부동산팀장은 “일부 급매물이 들어가지 있기는 하지만 추석 이후 주택 매매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승기조 계속될 전세시장

추석 이후 전세시장은 이사철을 맞아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진원지로 꼽히는 지역은 잠실이다.

이남수 팀장은 “잠실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면서 “30평대가 2년 전 2억원에서 3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 여파로 광진구 등 인근 강북지역의 전세가격도 오르는 분위기다.

이 팀장은 이 같은 전세 가격 상승을 ‘학군 수요’로 해석한다. 내 집 마련보다 자녀의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젊은 부부를 중심으로 수요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박원갑 부사장은 “전세 눌러앉기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집값 하락을 예상하면서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전세가격은 당분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세 부족 현상을 주도하는 것은 소형 평형 중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정 본부장 역시 “전세 실수요 증가, 수도권 아파트 신규입주물량 감소 등 수급 여건상 전세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 비중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매매전환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갈아타기 타이밍은 언제?

매매가격은 낮아지는 반면 전세가격은 오르는 이른바 '부동산 디커플링' 시기에 주택 매도, 혹은 내 집 마련을 위한 갈아타기 시점은 언제로 잡는 것이 좋을까?

이남수 팀장은 “미래가 불안하면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면서 “바닥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지금이 그 근처가 아닐까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바닥을 판단하는 시점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다. 지금은 누구도 바닥을 운운하기 부담스럽다. 하지만 8·29대책 이후 추가하락의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것이 이 팀장의 판단이다. 만약 어느 정도 자본 축적이 이뤄진 가정이라면 올 가을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방법이라는 의견이다.

김규정 본부장은 "연내 보합 안정세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며 주택소유별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실수요가 목적인 무주택자는 추석 이후가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생애최초,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8·29 대책의 지원책을 적극 활용하되 무리한 대출은 피할 것을 당부했다.

반면 그동안 처분이 어려웠던 외곽 지역을 소유한 1주택자라면 주택 처분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처분에 성공하면 선호도가 높은 주거지역에서 장기 보유가 유리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문이다.

다주택자는 당장 급처분 리스크는 줄었지만 일정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다면 처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2012년까지 연장된 기한을 적극 활용해 최대한 덜 손해보고 파는 타이밍을 잡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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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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