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반성장, 실효적 대책 마련해야

[기자수첩]동반성장, 실효적 대책 마련해야

최종일 기자
2010.12.14 14:28

최근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이 산업계 화두로 대두되면서 대형건설사 대표가 협력사를 방문해 기술·금융·인력교육 등에 걸쳐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상생경영이 나눔경영, 녹색경영 등과 더불어 보편적 경영전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그럴까.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가 회사 발전과 직결된다는 경영철학은 자사의 이익 앞에서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침체로 경영 상황이 악화될 때면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보다는 제 살길만 찾기 일쑤다.

한 중견건설사의 사례를 보자. 최근 협력사들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이 건설사는 협력사 임직원들의 명의를 빌려 편법 분양한 뒤 회사가 어려워지자 중도금 대출이자 지불을 중단했다. 명의를 대여한 협력사 임직원 수십명은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은행에선 독촉장이 날아오고 있다.

하청업체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해 공사를 따내기 위해서는 원청업체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사를 많이 하면 큰 주택형을, 작게 하면 작은 주택형을 맡기로 하고 직원 명의를 빌려줬다는 것이다.

이 건설사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쌓이면서 편법 분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 협력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더구나 건설사가 부도라도 나게 되면 명의를 빌려준 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 하다.

불공정 관행은 이뿐 아니다. 공사대금을 제 때 지불하지 않는 경우는 예삿일이며 아예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기약없이 시간을 끄는 경우도 허다하다. 원청업체에서 일을 따내야 하는 하도급업체로서는 대금이나 입찰조건에 대해 강하게 요구할 수 없다는 점을 원청업체가 악용하는 것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원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달라진 점을 찾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내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밝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온기가 퍼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건설업계의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실효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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