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거짓말된 '반값' 보금자리와 '만능'통장

[기자수첩]거짓말된 '반값' 보금자리와 '만능'통장

전예진 기자
2011.05.11 07:32

부동산시장의 최대 '히트작'인 보금자리주택과 주택청약종합저축이 흔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이 실패한 게 아니냐란 지적이다.

2009년 도입된 보금자리주택은 주변시세의 80% 이하로 공급하겠다던 취지와 달리 인근 아파트값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년전 공급한 고양 원흥지구의 3.3㎡당 분양가는 850만원, 당시 주변 아파트 시세는 936만원이었다. 하지만 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성사동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800만원 이하로 떨어져 있다. 3.3㎡당 950만원에 공급된 하남 미사지구도 주변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시세의 90%대에 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오는 9월 있을 본청약에서 사전예약자들의 청약포기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보금자리 공급 이후 건설경기 악화, 집값 하락세가 지속됐고 결국 보금자리의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며 "보금자리주택의 취지대로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중심으로 공급해 전체 주택시장을 교란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때 열풍을 일으킨 청약종합저축도 제 구실을 못하긴 마찬가지다. 종합저축은 청약저축과 예·부금을 하나로 합쳐 공공과 민영주택 모두 청약할 수 있고 거치식과 적립식이 가능해 '만능통장'으로 불렸다.

당시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어 자녀를 위해 가입하는 사람들이 몰려 누적 가입자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1순위자가 급증하면서 청약경쟁이 심해진데다 가점제가 확대돼 사실상 내집마련 '티켓'으로서의 효력을 상실했다.

이런 이유로 청약저축이 은행의 배만 불려준 정책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이달에 가입 2년을 넘어 1순위 자격을 얻는 수요자만 583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14조원이 '만능통장'에 묶여있는 셈이다.

"은행에서 권유하는 바람에 가입했는데 마땅히 쓸 데가 없다. 반값 아닌 보금자리에 들어가려고 '무능통장'에 가입한 꼴이 됐으니 정부정책대로 했다간 언제 내집마련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수요자들의 푸념을 곱씹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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