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후 수주부진 만회 전력 풀가동…해외건설 수주 확대에 기대

"수주심의 때마다 '땅을 사지 마라' '지급보증하지 마라' 등등 요건이 까다롭다보니 상반기에 1건도 수주하지 못했어요. 하반기라고 달라질 게 없어 여름휴가가 휴가가 아닙니다."(A건설 개발사업 임원)
"현재 최저가로 써낸 5~6건의 해외건설공사에 대해 수주협의가 한창 진행 중이고 후속공사도 속속 발주되고 있습니다. 해외건설 수주는 지난해 수준까지 달성이 가능합니다."(B건설 중역)
건설업계가 여름휴가가 끝나자마자 본격적인 수주목표 채우기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 부진했던 수주실적을 하반기에 메우는 동시에 연말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한 건설사간 무한경쟁이 예고된 것이다.
◇상반기 농사 얼마나 망쳤기에…
상반기 건설사들의 수주부진은 공공공사나 주택개발, 해외건설 등 모든 사업분야에서 공통상황이다.
공공공사는 발주물량이 급감하면서 대형건설사들마저 올해 목표 대비 30% 내외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중견업체들도 목표 대비 달성비율이 10% 미만인 경우가 수두룩하다. 지방건설사들의 경우 수주가 전무한 곳이 속출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수주도 서울시가 '공공관리제도'를 시행하면서 급감했다. 서울 대신 경기지역을 주력시장으로 삼았지만 인·허가가 늦어지면서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는 것도 원인이다. 지난해 '조' 단위 물량을 수주한 대형건설사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만 8000억원을 넘겼을 뿐 나머지는 2000억~3000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개발사업부문은 사실상 신규수주가 전무하다. 금융위기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이 위축되면서 대부분 건설사가 수주심의 때마다 땅 매입과 지급보증을 못하도록 막으면서 수주가 물거품이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해외건설공사 수주도 지난해 동기에 비해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7월 말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26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23억달러)의 62%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액으로 잡힌 20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원전수주를 제외해야 비슷해진다.
◇하반기 해외건설에 희망 건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국내시장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하반기 수주실적 전망치는 18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2000억원) 대비 3.7%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공공공사 발주물량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고 개발사업 수주의 숨통을 트기에는 PF시장 회복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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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분양시장도 집값하향 안정세와 공급포화 논란 때문에 상반기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결국 건설사마다 여름휴가가 끝나자마자 수주목표 채우기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주실적을 채우지 못하거나 턱없이 부족할 경우 연말에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건설사간 무한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최근 실적이 떨어지는 주택사업부문을 건축사업본부에 흡수 통합했다. 이처럼 건설사간 무한경쟁이 예고되면서 저가나 무리한 수주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매년 연말로 갈수록 실적 채우기용 무리한 수주가 많았다"며 "올 상반기는 수주가 예년보다 더 적었던 터라 이 같은 경향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사업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대형건설사들은 올 하반기엔 해외건설시장에 더욱 주력하기로 했다. '중동의 봄' 사태 이후 중동과 북아프리카 산유국들이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선심정책을 쓰면서 공사발주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발주국가가 내부 조직개편을 진행하면서 잠시 중단됐던 가격협상이 본격화돼 대형건설사별로 5~6건의 공사수주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