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산'으로 간 'KTX민영화' 원인

[기자수첩]'산'으로 간 'KTX민영화' 원인

전병윤 기자
2012.03.08 05:59

 'KTX(고속철도) 운영권 민간 개방' 논란을 보면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벌들에 특혜를 주는 꼼수라는 여론이 날이 갈수록 강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재벌 특혜의 당사자로 지목된 대우건설은 부담을 느낀 나머지 참여를 스스로 포기했을 정도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누구의 탓도 아닌 정부에 있다. 민심은 때론 누군가에 의해 일시적으로 조작될 수는 있어도 대게 시대상황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지금처럼 KTX 민영화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만든 근본 원인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서 비롯됐다.

촛불집회를 일으킨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대운하 포기 후 시작된 4대강사업 등은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기 위한 충분한 논의를 생략한 채 밀어붙인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많이 치렀고 지금도 지급하고 있다.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정책을 일방통행하듯 추진한다"는 식의 반감을 키워온 탓에 KTX 민영화는 시작하기도 전에 난관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자조가 정부 내부에서조차 나온다.

KTX 민영화 추진 시점만 해도 인천공항 지분매각 추진이 불발된 후여서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 2015년 개통을 앞둔 수서-평택간 KTX 운영권을 민간에 위탁하려면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어도 3년 전인 올해 스타트를 끊어야 한다는 게 국토해양부의 설명이다. 그렇게 급했으면 왜 진작 공론화하지 않았는가.

 사실 KTX 운영권의 민간 개방은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진지한 논의를 해볼 가치가 있다. 철도시설 소유권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운영권에 한해 민간이 참여토록 해 경쟁구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코레일 독점의 폐단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선 국민 편익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공기업인 코레일 스스로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출 수만 있다면 민간 개방을 추진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들에 돌아갈 이익의 크기다. 그런데 KTX 운영권의 민간 개방은 이미 목표를 잃고 '산'으로 가고 있다. 산으로 가는 본질적 이유는 특정 매체의 선동이나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정부에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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