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중개 방법 중에 MLS(multiple listing services)라는 것이 있다. 공동중개서비스라는 것인데, 부동산의 매각이나 임대를 중개사에게 부탁하면 해당 중개사가 물건 정보를 중개사들 간의 네트워크에 올려 매입자나 임차인을 찾아주는 방법을 말한다. 중개사는 중개수수료를 상대편 중개사와 나누어 가져야 하지만, 매입자나 임차인을 빨리 찾을 수 있어서 거래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부동산 거래가 주로 이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REINS라고 하는 부동산정보시스템이 전국을 네 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공동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LS는 초기에는 종이에 쓴 매물 정보나 임대 물건 정보를 지역 내 중개사들에게 회람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다가, 나중에는 정보지를 중개사들에게 배포하는 형식으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MLS는 2000년대 들어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획기적으로 발전하였다.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매물이나 임대정보를 올리고 이를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외국에는 MLS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들이 많다. 그 중에는 어떤 시장상황일 때 MLS를 통한 거래가 많아지는가 하는 연구가 있는데,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면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때 MLS를 통한 거래가 많아진다고 한다. 시장이 침체되어 있을 때에는 독자적으로 매입자나 임차인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공동중개방식으로 거래당사자를 찾는다는 것이다.
이런 MLS 시스템은 부동산정책 당국자에게 시장정보 획득의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 부동산거래가 대부분 MLS를 통해 이루어진다면, 지역별로 매물이 얼마나 쌓여 있고, 임대물건이 얼마나 나와 있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외국에서는 MLS의 거래정보를 이용하여 주택가격지수를 작성하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모든 부동산 매물이나 임대 물건이 MLS을 통해 거래된다면, 모든 부동산거래정보가 한 곳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거래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법률에는 MLS에 의한 거래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국토해양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부동산거래정보망이라는 MLS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화 되어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 두 단체에서 국토해양부 장관의 승인 아래 부동산거래정보망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 보다는 지역별 친목 모임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정보공유 시스템이 더 일반적인 것 같다. 이 경우 배타성 때문에 시장의 질서를 해친다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의 크기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시장이 침체되어 있을 때에는 더 이상 힘을 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적인 친목 모임을 넘어서는, 보다 광역적인 성격의 사적 부동산정보망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다가 인터넷 정보회사의 부동산 매물 및 임대정보 공급 서비스도 경쟁을 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런 정보공유의 욕구는 더욱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의 PICK!
누가 이런 경쟁의 승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공적이든 사적이든 부동산정보 네트워크는 하나로 통합 내지는 연결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네크워크 효과에 의해 부동산 거래의 정보비용을 줄일 수 있고, 부동산거래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이런 시스템으로 가기는 어렵겠지만 공익적 성격을 갖고 있는 전월세 정보만이라도 네트워크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디에 어떤 물건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전월세 임차인들에게는 큰 힘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