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갈수표'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번엔?

[기자수첩]'공갈수표'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번엔?

이군호 기자
2012.06.19 06:41

 2007년 9월1일부터 전면 도입된 '분양가상한제'. 사전적 의미는 사업 주체가 공공택지 안에서 감정가 이하로 택지를 공급받아 건설·공급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되는 분양가 이하로 공급해야 하는 제도다.

즉 정부가 정한 분양가 이상으로는 주택을 공급할 수 없도록 가격을 규제한 것. 이 규제가 예고되자 건설사들은 제도 시행 직전 높은 분양가에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섰다. 결과는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 증가와 함께 주택가격 하락 등의 부작용이 양산됐다.

 전문가들은 수요와 공급이란 시장경제 원리를 가격규제로 왜곡하면 이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후부터는 주택공급이 급감했다.

2007년 30만가구 넘던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은 이듬해 23만가구로 줄어든 뒤 2010년엔 17만가구까지 감소했다. 2007년 말 11만2254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아파트도 2008년 말 16만5599가구로 증가했다. 시장침체와 금융위기 여파도 한몫했다.

 문제는 수요는 일정한 데 반해 3~4년간 공급 감소가 지속되자 2010년 하반기부터 주택공급 부족현상이 심화됐다는 점이다. 그 결과 미분양 아파트가 급속히 소진됐고 새로 분양하는 단지들은 실수요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명박 정부는 민간 건의 등을 반영해 곧바로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들어갔다. 부동산 시장이 높은 분양가를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다 규제 완화 차원에서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시장에 주는 긍정적인 시너지를 기대했다.

 하지만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번번이 국회에서 가로막혔다. 참여정부의 대표적 부동산정책인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반대한 야당 때문이다.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법안은 상임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야당의 반발이 심했다.

결국 정부는 18일 분양가상한제를 직접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마련, 입법예고하고 19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책 신뢰를 확보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의미가 있다. 다시 한 번 '공갈수표'가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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