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또 내놨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부자 챙기기'라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연말까지 주택을 구입할 경우 기존보다 50% 감면하는 방안과 연내 미분양 아파트 구입시 향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소득에 대한 세금 감면이 골자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서 줄기차게 요구했던 방안이다. 하지만 좀 더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민들의 눈높이와는 사뭇 다르다는 게 금방 드러난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7월 말 현재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총 1만241가구다. 이중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은 전체의 84%에 달하는 8604가구다.
한 정보업체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평균 분양가는 공급면적 기준 3.3㎡당 1373만원에 달한다. 이 기준으로 국민주택 규모인 85㎡를 구입한다면 4억원 이상 줘야 하는 셈이다. 실제 대다수의 미분양아파트가 100㎡ 이상 대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대책의 실질적 수혜자는 '자금력 있는 부자'다.
그동안 정부의 주택정책은 '아랫목을 데워야 윗목까지 온기가 퍼진다'는 이른바 '낙수효과'에 기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동안 장기보유특별공제 부활과 양도세율 인하 등 부자감세 정책이 줄기차게 나왔지만 주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세수 감소에 따른 정부재정 상태 악화만 야기했다.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앞서 다주택자 장기보유 특별공제 부활에 따른 연간 세수감소 1400억원, 양도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660억원 등 2000여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취득세 감면 등으로 인해 정부는 지난해 세수 감소 보전에만 2조3300억여원을 투입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9·10대책에 따라 2조7000억원의 예산 보전액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이상 부자들에게 덜 거둬들인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일반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상황의 반복은 안될 말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책당국자들이 눈높이를 서민들에게 맞출 수 있는 대책 발굴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