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용산역세권개발의 '오월동주'

[기자수첩]용산역세권개발의 '오월동주'

전병윤 기자
2012.11.07 07:13

건국 이래 최대사업이라던 용산역세권 개발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로 몰리게 된 원인은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이 크다. 개발만 하면 '황금알'이 될 것 같았던 2007년 당시 스타트를 끊은 게 결과적으로 화근이 됐다.

하루 이자만 17억원씩 물어야 하는 이 사업은 당초 땅주인이었던 코레일 뿐 아니라 민간투자자들에게도 골칫덩이로 전락한지 오래다.

양측은 그동안 사업정상화를 위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를 푸느라 사업계획조정 등 숱한 노력에도, 해법 마련은커녕 파국의 책임을 묻겠다며 소송전으로 확대될 태세다.

용산역세권 프로젝트의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은 이처럼 원수지간이 된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투자회사 인력들이 한 사무실을 쓰는 불편한 동거 중이다.

그들은 같이 자면서 서로 다른 꿈을 꾸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수준을 이미 벗어났다. 그보다 용산역세권개발㈜이 최종 파산되기 전까지는 등을 돌릴 수 없는 처지인 '오월동주(吳越同舟)'에 가깝다.

최근 오월동주의 관계는 명확히 드러났다. 지난달 말 용산역세권개발㈜의 롯데관광개발 소속 직원은 프로젝트가 파국을 맞은 책임을 묻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대비한 법률자문을 법무법인에 정식 의뢰했다.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에 '코레일'을 적시하진 않았지만 상대는 분명했다. 앞서 롯데관광개발은 몇몇 투자자들과 뜻을 모아 코레일에게 손해배상을 묻기 위해 사전 법률검토를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용산역세권개발㈜ 홍보실은 발끈했다. 본인들이 모른 내용이 '용산역세권개발㈜'이름으로 발표될 수 없다는 거였다. 그러나 이는 용산역세권개발㈜ 회장에게도 보고된 사안이었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건 홍보실 직원들은 코레일 소속이었던 탓이다. 같은 회사라도 어디 소속 직원인지에 따라 회장의 의중을 부인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가뜩이나 난항으로 좌초 위기에 빠진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 양측의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극적인 타협을 이뤄내지 않고선 용산역세권개발의 화려한 청사진은 조감도에서나 볼 수 있는 과거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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