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로 떠안은 아파트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몰리게 됐는데, 누가 책임을 지는 건가요. 결국 직원들만 이용당한 꼴입니다."
지난 5월2일 회사부도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풍림산업 직원들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회사부도로 인한 불안감 때문만은 아니다. 회사의 아파트분양 강매로 엄청난 빚더미에 앉게 돼서다.
이들은 은행으로부터 수억 원의 대출상환 독촉을 받으면서 매달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이자비용을 물어야 하는데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될 지경이다.
풍림산업노조에 따르면 직원의 70%가 2007년부터 '자서분양'(아파트분양 강매)으로 계약했는데, 무려 645가구에 달한다. 분양금액으로는 3000억원이나 된다. 전매와 이자비용을 대납해준다는 게 회사의 조건이었지만 인사상 불이익 우려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이들은 20가구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의무적으로 가입되는 주택분양보증 혜택도 받지 못한다. 법정관리 신청 건설사의 분양아파트는 보증사고 처리를 통해 대출금 환급을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은 '일반분양'이 아닌 '직원분양'으로 분류돼 중도대출금이 개인의 빚으로 전가된다.
집단대출을 해주는 은행 역시 대출실적에만 급급해 건설사의 자서분양을 문제삼지 않았다.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더라도 계약상 책임은 직원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피해를 입은 벽산건설 직원들은 대출은행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건설기업노조연합회가 가맹노조 대상으로 실태를 파악한 결과 건설사 직원들이 강매받은 아파트는 1821가구에 달한다. 분양금액으로는 1조2100억원 규모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업계 전반에 공공연한 관행으로 퍼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수조 원에 달할 것이란 게 업계의 추정이다.
의원 입법 발의로 앞으로는 회사 직원의 아파트분양 강매를 제한하게 된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강제적 '하우스푸어'가 양산되지 않도록 정부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