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에 산 아파트, 2억 할인+車까지 준다고?

7억에 산 아파트, 2억 할인+車까지 준다고?

고양시(경기)=송학주 기자
2013.03.13 06:12

일산 덕이동 미분양 7억원서 3년새 30% 뚝…반값 아파트 속출

- 덕이동 미분양 7억원서 3년새 30%나 떨어져

- 황금 증정등 특별분양 기승 기존주민들 분통

-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로 반값 아파트 속출

- 2007년 식사지구등 고분양가 논란 예견된 일

 "아파트도 '땡처리'하나요. 처음부터 제값 주고 분양받은 계약자들만 너무 억울합니다. 요즘 거리에 나붙은 할인 현수막만 보면 분통이 터집니다."

 2010년 12월 김모씨(40)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I아파트 124.87㎡(이하 전용면적)를 확장비 포함, 모두 7억여원을 주고 분양받았다. 당시 그는 지하철역, 백화점 등의 편의시설과 우수학군 등 프리미엄이 있다는 분양업체의 설명에 기대감을 갖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김씨는 최근 화병에 걸릴 정도다. 해당 아파트가 미분양을 이유로 일명 '땡처리 분양'에 나서면서 분양가가 3년 전보다 무려 30%(2억1000만원)나 떨어진 것.

 김씨는 "아파트상가 내 부동산 중개업소 입구에 붙어 있는 광고판을 보면 내가 '봉'이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30% 할인도 모자라 요즘엔 자동차를 주거나 황금열쇠 50돈을 준다고 하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아파트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마다 할인과 자동차를 주는 특별이벤트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땡처리'로 미분양을 해결하고자 하는 분양업체들과 기존 입주자들 간에 갈등이 생기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일산신도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식사동 B아파트의 경우 기본 30% 할인에 추가 할인을 적용해 '땡처리 분양'에 나섰고 같은 지역 J아파트는 분양가의 20%만 내고 3년간 직접 살아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애프터리빙제'를 실시해 미분양 해소에 나섰다.

 ◇'살기 좋은 동네' 일산신도시는 지금?···반값 아파트 '속출'

 수도권 1기 신도시로 분당과 함께 건설된 일산신도시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살기 좋은 동네'로 손꼽혀 아파트값이 치솟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6년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침체가 장기화된 데다 중대형이 몰려 있는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고양시 장항동 '럭키롯데호수4단지' 134.88㎡의 경우 2007년 13억원에 거래됐으나 2009년 10억원으로 떨어졌고 현재는 6억3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최고가 대비 반값도 안되는 가격으로 떨어진 것이다.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벌이는 덕이동 I아파트 124.87㎡도 현재 4억5500만~4억6500만원선에 매매시세가 형성돼 있다. 분양가 6억7000만원에서 이미 30%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덕이동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0% 할인해서 그나마 주변 시세와 비슷해졌다"며 "최근 몇 년 새 아파트값이 급격히 떨어져 할인하지 않고서는 영원히 미분양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미분양사태'는 고분양가로 이미 예견됐던 일

 이처럼 일산 식사지구나 덕이지구는 2007년 건설 당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지역이다.

 이유는 이들 지역의 경우 형태상 신도시에 기생하는 단지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기존 신도시의 각종 편의시설이나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자생기능이 없는 말 그대로 '베드타운'에 불과해서다.

 그럼에도 분양가는 신도시 수준에 맞춰 책정했다는 점이 문제다. 당시 급격히 상승하던 일산신도시 아파트값과 동일한 수준의 분양가인 3.3㎡당 14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를 책정한 결과가 미분양으로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주변에 들어선 김포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지역의 아파트가 3.3㎡당 1000만원 아래로 공급되고 고양 원흥 등에 저가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됐다. 기존 아파트보다 저렴한 새 아파트가 인근에 공급되다보니 일산의 수요가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이같은 미분양 파격 할인행사는 부동산 장기침체와 과잉된 미분양 적체, 건설업체의 자금난 등이 겹치면서 생긴 문제로 물량공급이 많은 지역에서 특히 심각하다"며 "당장 '30~40% 할인'에 혹해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본인의 자금사정과 대출상환능력, 입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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