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문정답.'
최근 건설업체 한 CEO가 저녁 모임에서 만든 건배 구호란다. '우리(건설업계)의 문제는 정치권의 답에 달려있다'는 말을 사자성어인 우문현답에 빗대 표현한 건배 구호라는 것이다. 건설업계가 규제완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에 목매다는 현 상황을 자조적으로 꼬집은 얘기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정부의 '4·1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이 다돼 가지만 대책에 따른 '온기 효과'보다 '거래 공백' 현상에 시장에선 벌써부터 피로감이 감지된다. 정부와 정치권 사이의 오락가락하는 '정책 혼선' 때문이다.
양도소득세 면제 기준을 두고 벌어진 논란이 대표적이다. '85㎡ 이하 and 9억원 이하'는 지역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여·야·정은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해도 되는 'or'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번엔 합의된 양도세 면제 기준이 기존주택뿐 아니라 미분양과 신규주택 모두 포함한다는 국회의 해석(?)에 시장은 또 한 번 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이들 주택에 대해선 당초 '9억원 이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국회를 설득했지만 허사였다. '여야 합의' 란 이유에서다. 미분양주택만이라도 구제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야당은 "대형건설사 사정 봐주기냐"라고 '면박'을 주고 사정상 다른 법안에 대해 타협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여당은 야당 눈치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그 사이 정부안을 믿고 6억~9억원 이하 주택을 가계약한 거래 당사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 건설업체들 역시 수혜가 아닌 역풍을 맞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협회에 따르면 6억~9억원 이하 미분양주택은 전국적으로 8635가구에 달한다.
이중 85㎡ 초과 주택은 서울의 경우 856가구에 불과하고 나머지 90% 이상은 경기·인천이나 지방에 집중돼 있다. 반면 85㎡ 이하는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다. 지역 형평성 논란이 재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소급적용' 문제 역시 시장에선 혼선이다. 국회가 취득세를 대책 발표일에, 양도세를 국회 상임위 통과일 기준으로 적용한 자체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난센스'라는 지적이다. 국회의 입법권은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국회의 존엄'을 강조하기보다 경제살리기에 '전향적'인 국회의 모습을 더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