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후']공사비 부담 주택값 하락 "리모델링 신중히 추진해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카페골목' 바로 뒤편에 위치한 방배 궁전아파트. 1978년 입주를 시작한 29년된 낡은 아파트다. 2007년 1월 이 아파트는 '방배 쌍용예가클래식'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단순히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골조만 남기고 모두 뜯어고친 리모델링을 실시한 후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됐다. 단지 전체를 리모델링한 국내 첫 사례로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시공을 맡았던 쌍용건설은 지하에 건물을 떠받칠 수 있는 임시 구조물을 설치해 지하공간을 만들고 엘리베이터 아래를 파고 내려가 연장하는 방식으로 지하 주차장을 마련했다. 재건축을 하지 않고도 만성 주차난이 해결된 것이다.
오래된 외벽은 유럽풍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바꿨고 자연 채광이 드는 가구별 라커, 서클룸, 주민회의실, 독서실, 헬스클럽 각종 주민 공동시설도 마련해 신축 못지않은 아파트로 탈바꿈됐다.
리모델링 전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시설이 낡아 여간 불편했던 게 아니었는데 리모델링 이후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한 기분이 들어 상당히 만족했다"고 회생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카페골목' 바로 뒤편에 위치한 방배 궁전아파트. 1978년 입주를 시작한 29년된 낡은 아파트다. 2007년 1월 이 아파트는 '방배 쌍용예가클래식'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단순히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골조만 남기고 모두 뜯어고친 리모델링을 실시한 후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됐다. 단지 전체를 리모델링한 국내 첫 사례로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시공을 맡은 쌍용건설은 지하에 건물을 떠받칠 수 있는 임시구조물을 설치해 지하공간을 만들고 엘리베이터 아래를 파고 내려가 연장하는 방식으로 지하주차장을 마련했다. 재건축을 하지 않고도 만성주차난이 해결된 것이다.
오래된 외벽은 유럽풍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바꿨고 자연채광이 드는 가구별 라커, 서클룸, 주민회의실, 독서실, 헬스클럽 등 각종 주민공동시설도 마련해 신축 못지않은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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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전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시설이 낡아 여간 불편했던 게 아니었는데 리모델링 이후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한 기분이 들어 상당히 만족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신 성형' 몸값 껑충
궁전아파트는 1990년대 후반 압구정동과 쌍벽을 이루는 부촌의 거리로 유명했던 방배동 카페골목 뒤편에 자리잡고 있어 주로 고소득층이 거주했다. 리모델링을 앞둔 2000년대 중반 카페골목 상권은 과거에 비해 크게 후퇴했지만 방배동이란 지리적 이점과 당시 주택경기가 아직 호조를 보일 때여서 리모델링 사업성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주변이 단독이나 다세대·다가구주택 등이 밀집돼 있어 아파트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도 리모델링 추진에 낙관적 요소로 작용했다. 실제 리모델링 후 주택면적이 늘어난 만큼 시세 상승에 탄력이 붙었다. 3개동, 216가구인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면적이 △92㎡→115㎡(84가구) △119㎡→148㎡(60가구) △138㎡→175㎡(72가구)로 각각 늘어났다.
115㎡의 시세는 리모델링 후 입주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인 2007년 4월 9억원까지 올랐다. 기존 92㎡ 시세가 리모델링 전 3억7000만원대에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5억3000만원(143%)이나 급등한 것이다.
같은 식으로 148㎡(기존 면적 119㎡)는 11억원(기존 시세 4억6000만원)으로 올랐고 175㎡의 시세는 14억원으로 리모델링 전 138㎡(5억9000만원)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재건축에 비해 준비기간이 짧고 공사비가 덜 드는데다 전면 리모델링으로 새 아파트 효과를 볼 수 있고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당시 조합원들의 만족도는 꽤 높았다.
◇리모델링 후 6년…"장밋빛 오래가지 못했다"
장밋빛 기대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8년부터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가격상승은 탄력을 잃었고 점차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현재 115㎡는 7억7000만원, 148㎡는 8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고 175㎡는 9억8000만원에 매도호가가 형성됐다. 리모델링 이후 최고가 대비 20~30%가량 하락했다.
조합원들의 시름이 깊은 건 단순히 가격하락 때문만은 아니다. 골격을 제외한 '전신 성형수술'을 하다보니 가구당 평균 1억3000만원가량 부담, 총 280억원가량의 거금을 들였다. 리모델링 부담금으로 1억~1억6000만원씩 대출을 받은 조합원들은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다른 곳으로 이사를 떠나기도 한다.
인근 H공인중개 대표는 "대형 면적이라서 가격 낙폭이 상대적으로 크고 매수자도 찾기 어려워 소득이 없는 노년층은 대출금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이 때문에 5억원에 전세를 놓고 군포나 경기권의 2억5000만원짜리 전세아파트로 옮긴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남은 2억5000만원으로 대출금을 갚고 이곳에 다시 들어오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착시현상도 조심해야 한다. 리모델링 자체가 시세차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인근 방배 현대홈타운1차 109㎡의 경우 2007년 4월 8억5000만원에서 현재는 7억6000만원 수준이다. 궁전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쌍용예가클래식 115㎡의 시세가 같은 기간 9억원에서 7억7000만원으로 하락한 것보다 낙폭이 작다.
리모델링 아파트의 경우 작은 면적이 확대되는데 따른 시세차익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부담금 마련을 위한 대출이자비용과 리모델링을 위한 이사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익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더구나 기술력이 좋아지긴 했지만 오래된 골격에 전면 리모델링을 실시한 탓에 새로 지은 아파트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수직증축 섣부른 기대감 금물

정부가 이달 초 내놓은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 역시 이런 사례에 비춰보면 큰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수직증축(꼭대기에 층을 올리는)을 3개 층까지 허용하고 기존 가구수보다 15%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아파트 동을 옆으로 늘리는 수평증축만 가능했고 가구수 증가는 10% 범위로 제한했는데, 이를 크게 개선해준 것이다. 수평증축은 단지에 남는 땅이 없을 경우 무용지물에 그쳐 수혜를 입은 곳이 거의 없다는 불만을 고려한 조치다.
앞으로 리모델링으로 인한 가구수 증가를 15%까지 확대하면 늘어난 가구를 일반분양해 분양수입을 얻을 경우 조합원의 부담금이 줄어 사업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건설업계는 리모델링 대상 단지의 위치나 주변 시세, 구조변경 등의 계획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가구를 15% 늘려 일반분양할 경우 조합의 부담금은 30~35%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리모델링 개선안의 수혜를 입는 곳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판단이다.
우선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대신 정부가 구조의 안전보강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리모델링 공사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신호준 GS건설 주택RM팀 부장은 "리모델링 공사비는 마감재나 구조안전 보강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3㎡당 300만~400만원 수준"이라며 "수직증축 허용 후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가 예상돼 이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가구당 부담금이 적어도 2억원을 넘지 않아야 하고 리모델링 이후 시세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서울 강남, 한강변과 분당, 평촌 등에서 역세권 단지들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