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중도 온건파 집권..美와의 관계 개선 기대
- 플랜트등 개발 본격화..중장기 한국기업에 호재

국내 건설업계가 중동의 이란 건설시장 재진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도온건파로 알려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철회 등 서방국가와의 관계호전이 기대돼서다.
이란의 새정부가 서방국가와의 화해무드를 조성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SOC(사회기반시설), 플랜트 생산설비 등 개발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대규모 중동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설기업 중 이란에서 개발사업을 진행중인 업체는 D사뿐이다. 이 업체는 2007~2009년 사이 수주한 4건(15억달러)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2009년 이후에는 국내 건설기업의 이란에서의 신규 수주는 전무하다. 따라서 D사가 올해 해당 프로젝트들을 모두 마무리하면 이란에선 국내 건설업체가 수행하는 공사가 한 건도 없게 된다.
하지만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로 최근 몇 년간 이란에서의 신규 수주활동은 전면 중단됐다"며 "이번 로하니 대통령 취임으로 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고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시에서도 이란의 정권교체가 앞으로 국내 건설업계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우선적으로 미국의 제재가 풀려야만 가시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용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정권교체로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원유관련 플랜트 개발사업이 핫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며 "이란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원인 중 하나가 가솔린, 디젤 등 원유 수입에 있기 때문에 내수용 플랜트 개발이 핵심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0년대 이란 사우스파에서 26억달러 규모 가스처리시설 공사를 따내며 '중동특수'를 이끌었던 H건설의 경우 2005년 이후 신규 수주가 없지만 아직도 현지인으로 구성된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란과 협상중이던 공사가 있었던 만큼 제재가 풀려 수주가 재개되면 곧바로 공사수주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G건설 역시 2009년 이란 사우스파 6~8단계 공사를 수주했지만 '경제제재'(economic sanctions) 때문에 중단했다. 따라서 제재가 풀리면 재계약에 나서는 건 시간문제라고 이 회사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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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계가 이란의 정권교체에 주목하는 것은 해외건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아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란은 한때 우리 해외건설의 6위권인 큰 시장이었다. 1975년 첫 진출 후 현재까지 이란에서만 88건을 수주했고 총 누적 수주액만 12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체 해외건설 수주의 2.1%다.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도 "이란이 민주화를 통해 시장경제를 도입하면 중장기적으로 볼때 한국 건설산업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특히 과거 진출한 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의 정권교체가 긍정적이지만 호재로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신정(神政)국가라는 특성상 강력한 개혁의지 없이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국토부 해외건설 담당자는 "우선 미국의 제재 철회가 진행돼야 하는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