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부가 전세대란 방조한다?"

[기자수첩]"정부가 전세대란 방조한다?"

민동훈 기자
2013.08.19 17:05

 최근 부동산시장에선 정부가 매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실상 전셋값 급등을 방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치솟는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매입으로 돌아서면 매매거래 활성화는 물론, 전세수요 감소에 따른 전셋값 안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같은 지적의 배경이다.

 실제로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들을 살펴봐도 이러한 주장은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전세자금대출로 대표되는 정부의 세입자 지원대책이 대표적이다. 전세난 해소를 위해 세입자에게 돈을 쏟아 붓다보니 집주인들이 맘놓고 전셋값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말 현재 25조5000억원에 달하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잔액은 이번주부터 시행된 전세자금대출 한도 확대에 맞춰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맞춰 전셋값도 더 뛸 것이란 관측이다.

 상황이 이렇자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하 전세가율)도 급증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54.8%에 불과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말 기준 64.0%로 급등했다. 통상 부동산업계에선 전세가율이 60%만 넘어도 매매전환이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방조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정부가 전셋값 급등을 일부러 부추켜 매매시장 활성화를 꾀했더라도 현 시점에선 실패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6월보다 78.9% 급감했지만 월세계약은 20.0% 증가했다. 전셋값 상승을 버티지 못한 세입자들이 선택한 것은 매매가 아니라 월세나 반(半)전세였던 것이다.

 물론 최근과 같은 전셋값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매매로 전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경우 모든 희생을 서민 세입자들이 고스란히 져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전세난 근본 원인이 세입자들의 자금 문제가 아니라 전셋집 부족에 있다는 점에서 공급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제완화가 될 수도 있고 세제개편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만으로는 시장이 바로설 수 없다는 점을 절대로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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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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