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동산 법률처리, '빅딜'아니라 '빅볼'돼야

[기고]부동산 법률처리, '빅딜'아니라 '빅볼'돼야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2013.11.1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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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부동산 관련 법률...정책 실현에 대한 신뢰만 잃어>

 부동산 관련 입법 처리가 여전히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나마 취득세 영구인하의 소급적용시기가 지난 8월28일로 확정되면서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나 분양가 상한제는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얼마 전부터 여당과 야당에서 주장하는 정책들을 서로 하나씩 수용하자는 '빅딜'이 거론되자 장기간 계류 중이었던 법안들의 처리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빅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이미 용도 폐기된 규제들을 거둬 내는데 자꾸 조건이나 범위가 추가되면서 본안보다 계속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없는 서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임대시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개입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들이 주로 전시와 같이 긴급한 상황에 도입했던 임대료 통제와 유사한 전·월세 상한제 등을 과연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나라 임대시장에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현재 야당의 법안은 모든 임차주택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는 매우 포괄적인 규제다.

 따라서 설령 도입을 검토하더라도 규제 평가가 생략되는 의원입법 형태로는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지금의 주택임대시장은 전세가 쇠퇴하고 월세로 진행되는 전환기에 놓여있다.

 과거에 가격만 오르던 상황과는 다르다. 복잡한 전·월세가 시장에서 작동하는 기제도 파악이 다 되지 못한 상황이다. 섣불리 새로운 규제 도입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근본적 제도 개편보다 일시적 감면이나 부분 조정으로만 대응하려는 안일한 태도도 문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취득세와 마찬가지로 이미 5년 넘게 일시 감면 형태를 연장해 왔다. 따라서 이번에도 국회에서 법통과가 안될 경우 한 번 더 감면 기간을 연장하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아예 작동을 안하니 폐지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쪽에선 지금의 시장 침체가 인구 구조의 변화나 저성장,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것이란 심각한 염려를 하면서 정작 이에 대한 대응이나 제도 개선에는 매우 소극적인 양면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을 포함한 민생현안 법률의 국회 처리 '빅딜'이 아니라 '빅볼'이 되어야>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이 당면한 구조적 문제는 이제 염려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극복해 가려는 정면승부가 필요하다. 단순히 기존 규제를 완화하거나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 틀을 새로 짜야 한다. 임대시장에 대한 접근법 역시 규제보다는 활성화와 선진화가 더 시급하다.

 비제도권에 숨겨져 있는 임대시장을 제도권으로 드러내기 위한 관련 통계나 정책 인프라 구축도 선결돼야 하는 과제다. 따라서 국회는 지금보다 더 많은 법률을 고민하고 제·개정해야 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입법절차가 지금처럼 멈춰있어선 안된다.

 모처럼 올 하반기 경제지표가 호전을 보이면서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지만 장기간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부동산 관련 법령 등 민생법안들이 이번에도 처리되지 않을 경우 경기회복세가 '반짝 장세'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스포츠 용어 중에 '빅볼(Big Ball)'이란 단어가 있다. 빅볼이란 경기 흐름을 선수에게 맡긴 채 정면대결과 장타력으로 승부를 거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국회는 그동안 미뤄뒀던 민생법률들을 빅딜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변화와 불확실한 경기회복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빅볼'의 모습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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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2026년부터 산업2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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