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脫중동 아닌 수주다변화 따른 비중 감소… 올 330억불 수주 예년수준 회복

국내 건설업체들이 주요 해외시장인 중동에서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는 한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주요 건설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등 해외수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지나친 저가경쟁으로 중동에서 생존이 어렵게 되자 탈(脫)중동을 시도하고 있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과연 그럴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승자의 저주'에 빠진 사례로GS건설(21,950원 ▲550 +2.57%)과삼성엔지니어링(33,250원 ▲300 +0.91%)의 '어닝쇼크'를 들었다. 실제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각각 7979억원, 1조5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동 등 주요 해외사업장에서 대규모 원가정산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이를 두고 FT는 저가경쟁에 따른 출혈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저가 수주가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치부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공사지연과 원자재가격 상승, 계약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저가수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저가수주는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가격 수준을 말하는 것으로, 절대적인 수준에서 손해를 볼 정도의 덤핑을 뜻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업계도 단편적 사례만으로 국내 건설업계의 중동시장 활약을 단순히 덤핑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 유럽과 일본이 그랬듯이 기술력과 함께 가격경쟁력으로 수주를 확대해온 것"이라며 "입찰경쟁에서 가격경쟁력은 핵심요인으로 이를 무조건 저가경쟁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어떤 기업이 단순히 외형확대를 위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해외공사를 수주하겠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건설업계가 중동에서 생존이 어렵게 되자 탈중동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보다 효율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수주 다변화에 나선 것일 뿐, 중동시장 이탈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중동 수주비중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260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정유공장 및 클린퓨어 프로젝트 등 일부 사업의 발주지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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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중동 수주비중 감소는 국내 건설업계의 수주 다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탈중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일부 발주지연으로 지난해 수주금액이 전년대비 100억달러 가량 감소했지만 올해는 330억달러 수주로 예년 수준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건설업계의 성장 발판이 된 중동시장은 앞으로도 효자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국가별 해외 수주금액 1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했다. 프로젝트별로도 상위 10위권에 3개가 중동 관련 공사일 정도로 중동은 주요 먹거리 역할을 했다.
김 실장은 "국내 건설업계에 있어 중동은 여전히 핵심시장"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이 원전, 환경설비 등으로 플랜트사업을 확대하고 토목·건축 등에서도 공종 다변화에 노력하고 있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