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봄날 와도 '푸어'는 여전

[기자수첩]부동산 봄날 와도 '푸어'는 여전

송학주 기자
2014.02.05 06:45

 '훈풍' '봄바람' '봄날' '반등'

 최근 부동산 관련 기사 제목에 흔히 붙는 단어들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에서만 4668건의 아파트가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1134건)의 4배가 넘는 수치다.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뛰었다.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전월대비 0.11% 올랐다(KB주택가격동향).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오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동산시장이 올들어 분위기 반전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주거 불안이 심화되고 저금리 주택자금 대출 등으로 주택 구입에 나선 실수요자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추진해온 주택정책의 약발이 먹히고 있다고 해석했다.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1년간 '4·1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 '8·28 전·월세대책' 등 다양한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이름은 달라도 하나같이 주택매매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부양책이었다. 그 결과 올해부턴 취득세는 영구히 절반 가량으로 낮아지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정부가 '하우스푸어'를 돕겠다며 주택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수록 '하우스푸어'들은 집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 본전을 생각해서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손해를 보면서 집을 팔고 빚을 갚을 가능성은 더 희박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높은 전세금에 시달리는 '렌트푸어'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집값을 띄워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면 전세난이 완화될 것이란 게 정부의 주장이었지만 현실에선 영 딴판이다.

 물론 정부의 기대대로 비싼 전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빚을 내서라도 집을 마련하려는 세입자가 있기는 하다. '렌트푸어'가 '하우스푸어'로 신분이 바뀌는 전형적인 수순이다.

 결국 부동산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건설업체와 다주택 보유자, 은행 등이다. 건설업체는 미분양을 털 수 있고 새로운 공급도 늘릴 수 있다. 다주택자는 집값이 오르면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이득을 본다. 은행은 대출 이자를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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