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1월 거래량, 전달비해 27%나 급감…12월 거래물량 후반영 착시효과도

"주택시장이 살아났다"는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주택거래 폭증', '매수세 확산' 등 집값 폭등기에나 썼을 법한 단어들이 별다른 고민없이 쏟아진다. 실제로 주택 거래가 크게 늘고 가격 상승기로 접어든 것일까?
주택 거래가 늘었다고 보는 시각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1월 아파트 거래량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것과 서울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이 거래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것.
1월 중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만을 살펴보면 이같은 주장이 터무니없지는 않다. 2012년과 2013년 1월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1134가구와 1451가구. 이에 비해 올해 같은 기간엔 4758가구가 거래, 3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을 살펴보면 '거래량 증가'는 확대 해석한 경향이 크다. 월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13년 10월 7471가구 △11월 6573가구 △12월 6531가구 △2014년 1월 4758가구 등으로 감소 추세다. 특히 1월 거래량은 전달에 비해 27%나 급감했다.

◇12월 거래계약, 이월 신고 영향
주택거래 산정과정에서 오는 한계도 반영돼야 한다. 현행법상 거래후 최고 두달간 신고를 미뤄도 페널티가 없다. 12월에 계약하더라도 신고를 2월에 할 수 있는 구조다. 주택거래신고는 현재 부동산 중개업자나 계약자가 주택거래 신고내역을 RTMS(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을 통해 입력하거나 직접 해당 시·군·구에 통보하도록 돼있다.
서울시 부동산평가팀 관계자는 "과태료 처분 기준이 거래계약 후 60일까지이다 보니 여유 있게 신고하는 경향이 많다"며 "25개 자치구의 주택거래신고 담당자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계약부터 신고까지 1달 가량의 공백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2012년 말 연구용역을 통해 밝힌 주택거래 계약후 등록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24.3일이다. 12월에 계약했더라도 상당수가 1월에야 거래 신고를 한다는 의미다. 12월은 1주택자 양도소득세 5년 면제 혜택과 생애최초주택구입시 취득세 면제 '막달 효과'를 직접적으로 받은 달이다. 1월 거래 수치가 예년보다 늘어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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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1월 거래건수가 기대보다 늘어난 것은 맞지만 지난해 계약건수가 올해 신고에 반영되는 거래 착시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며 "2월 통계가 나온 뒤에야 실질적인 거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인중개사 "나만 거래 못하나…"
강남 재건축을 시작으로 거래량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분석 역시 현장의 이야기와 사뭇 다르다.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단지인 개포주공의 경우 거래가 크게 늘었다는데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다.
강남구 선릉로 개포주공2단지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전용 25㎡가 4억2000만원에 2건 거래되고 나서 집주인들이 4억6000만원까지 호가를 올린 뒤 거래가 끊겼다"며 "거래가 늘어 매물이 사라진 게 아니라 가격이 오른다고 하니 매물을 거둬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절벽 우려에 비해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 확대 해석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 국면에 있다 보니 반대급부로 해석하려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개포주공1단지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공포 수준이었던 1월 거래절벽에 대한 업계 우려에 비해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정도일 뿐, 거래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며 "12월에 비해 거래는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개업 종사자들 사이에선 '자책 모드'에 빠지기도 한다. 거래 증가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거래실적이 없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엘스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요즘 중개업자들 사이에서 '거래 늘었다는데 정말 손님 많냐'는 것이 인사가 됐다"며 "자신만 거래를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전전긍긍하는 중개업자들이 많다. 도대체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는 곳이 어디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