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美 보상 프로그램 참조 6월 임시국회서 의원입법 발의 추진
정부가 자동차 연비를 과장 표시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소비자들에게 연비 차이로 인해 발생한 연료비를 보상하도록 하는 법 개정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연비 부풀리기'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해당 자동차 제작사가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비 뻥튀기가 사실로 드러나도 현행법상 제작사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보상해야 할 의무가 없다"며 "정확한 연비 표시를 통한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자동차관리법에 '연비를 과장해 표기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국토부장관은 제작사에 소비자 보상을 진행할 것을 명령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할 예정이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보상 기준과 범위를 함께 정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현대차 등이 2012년부터 미국에서 시행 중인 보상 프로그램을 참조할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표시연비와 실제연비의 차이에 평균 연료가격, 차량 주행 거리 등을 모두 적용하도록 돼 있다. 보상기간은 10년 기준인 미국 사례를 놓고 고민 중이다. 미국에선 불편 보상비용 15%도 추가했지만 이 부분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입법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의 갈등을 감안, 의원입법 발의 형식을 통해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이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실제 산업부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을 근거로 자동차 연비 표시의 주무 부서 역할을 해왔지만 지난해부터 국토부와 '연비 부풀리기'를 놓고 갈등을 벌여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법을 놓고 정부 내 이견이 발생할 수 있고 공청회 등 절차기간 등을 고려해 의원입법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부처간 갈등은 자동차관리법 집행 주체인 국토부가 나서면서 비롯됐다. 지난해 현대차와 쌍용차의 싼타페DM R2.0 2WD, 코란도스포츠 4WD AT6 등에 대해 연비 재조사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해당 차량들의 연비 표시에 산업부는 문제가 없다고 한 반면, 국토부는 자기인증 조사에서 연비 부풀리기 정황을 발견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자기인증 조사에서 연비 부풀리기 정황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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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3월과 4월 조사 결과에 따라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에 나설 공산이 높다고 판단, 집단 소송 이전에 보상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을 현대차 등에 권고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상 '국토부장관이 보상 명령을 할 수 있다'정도로 해도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며 "명령을 거부할 경우 집단 소송에 직면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는데 제작사가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