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물 새는 틈' 잡는 한국수자원공사 송낙윤 반장

수도관에 귀를 대고 물 흐르는 소리만 듣고도 정상적으로 물이 흐르는 건지, 어디선가 물이 새는지 잡아낸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속 서산권관리단 관망팀 송낙윤 반장(47) 얘기다. 그는 물이 새는 곳을 '물샐 틈 없이' 관리하는 일을 한다. 송 반장의 업무는 대부분 밤에 이뤄진다. 한밤중 사무실의 모니터를 통해 서산시 수도관의 수압을 살펴본다.
수도관 지도를 바둑판식으로 배열해 수압이 유난히 이상한 지점을 2~3일 관찰한 뒤 누수로 판단되면 현장으로 출동한다. 현장출동도 역시 밤에 이뤄진다. 송 반장은 "아무래도 물 사용이 많아 수압 이상현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시간대보다 물 사용량이 가장 적은 심야시간에 관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진짜 작업은 이제부터다. 누수가 의심되는 집이나 사무실로 가서 수도관에 청음봉을 대고 물 흐르는 소리를 유심히 듣는다. 마치 의사가 청진기를 통해 환자의 뱃속 상황을 소리로 판단하는 것과 같은 작업이다.
수도관 내 물 흐르는 소리에서 누수 소리를 구분한 뒤에는 물이 새는 지점을 좁혀가기 위해 또다른 집이나 사무실 등을 옮겨가며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발품을 팔면서 누수지점으로 다가갈수록 물새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결정적인 지점에서 누수를 판정한다.
이런 식으로 송 반장이 누수지점을 찾아내는 데 걷는 거리가 하루에 많게는 10㎞에 달한다. 송 반장은 "첨단 과학기자재가 넘쳐나는 시대에 청음봉이 웬말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 방식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작업"이라며 "전자식 노면 청음이는 사운드센서 등 값비싼 장치가 많지만 오차범위가 크고 누수지점 판단속도가 현저히 느리다"라고 말했다.
누수현상을 늦게 잡아낼수록 물 낭비가 심해지고 이는 과다한 수도요금으로 이어진다. 모두 국가적 손해다. '청각'에 의존한 작업의 정확도는 얼마나 될까. 송 반장이 2012년 찾아낸 누수관은 모두 105개로 이중 오판건수는 4건에 불과했다. 4건도 완전한 오판이 아니라 몇 미터 거리 차이로 지점 판단을 잘못한 정도였다.
톤당 수도요금 600원을 토대로 1시간에 1톤 누수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누수 1건당 연간 낭비되는 돈은 대략 530만원꼴이다. 연간 최소 80건을 처리한다고 하면 4000만원을 웃도는 셈이다.
송 반장처럼 물소리를 듣고 누수를 판단해낼 줄 아는 기능인은 국내에 몇 사람 되지 않는다. 때문에 수자원공사 전국 사업장마다 지원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송 반장은 "물값을 떠나 자원낭비 요인을 없애는 일에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