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완화 발표에 지나친 기대감 호가에 반영…수요자 "안산다" 분위기로 거래안돼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거래가격 상승과 함께 기대감이 높아졌던 재건축시장이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거래가 크게 줄어든데다, 호가도 대폭 하락한 것. 무엇보다 지나친 기대감이 단기 호가 조정 장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자칫 추격매수에 나서 고가 거래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 2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강동구 등의 주요 재건축단지 거래량이 전달에 비해 급감했다.
강남구에선 언주로 개포시영, 개포로 개포주공1단지, 선릉로 개포주공2단지, 삼성로 개포주공3·4단지 등 옛 개포동 일대 단지들과 삼성로(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단지의 거래량이 1월 74건에서 지난달엔 8건으로 89.2% 줄었다.
개포주공1차의 경우 1월 19건 거래됐지만 2월에는 단 1건에 그쳤다. 은마아파트도 같은 기간 18건에서 2건으로 급감했다.
송파구도 마찬가지여서 송파대로(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송파대로(가락동) 가락시영1·2단지 등의 경우 2월 거래량이 11건으로, 전달(61건)에 비해 82.0% 가량 감소했다. 가락시영1차는 1월 28건이 거래됐으나 2월엔 5건만이 거래됐다. 1월 22건의 매매가 이뤄졌전 가락시영2차도 2월에는 3건에 그쳤다.
강동구의 주요 재건축단지인 고덕로와 아리수로(이상 고덕동) 일대 고덕시영과 양재대로(둔촌동) 둔촌주공1·2·3·4단지의 경우 1월 23건의 거래가 이뤄진데 비해 2월에는 7건에 불과, 70.0% 줄었다.
서초구에선 신반포로(반포동) 반포경남·반포주공1단지·반포한신3차, 서초중앙로(반포동) 반포미도, 잠원로(잠원동) 신원포5차, 신반포로(잠원동) 신반포6차 등 주요 재건축단지들의 거래량이 1월 17건에서 2월 4건으로 76.5% 감소했다.
재건축단지의 이같은 거래 감소와 시장 위축은 예견됐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와 소형주택의무공급규제 개선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나서면서 집주인들의 호가 띄우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조합원 추가분담금으로 인해 매매심리가 더욱 위축됐다는 의견이다.
서초구 잠원로 K공인중개소 대표는 "재건축 추진이 잘 될 것이란 분위기가 퍼지면서 집주인들 기대감만 커져 2월 중순부터 호가를 크게 올리기 시작했고 이에 사려던 수요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며 주춤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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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신반포6차(한신6차) 106㎡(이하 전용면적, 국토부 실거래가 홈페이지상에는 108㎡)의 경우 올 1월 9억8000만~10억1500만원에 거래됐으나 2월들어 호가가 11억원까지 뛰었다. 이 아파트의 경우 2월 이후 거래는 전혀 없다.
같은 아파트의 동일 평수에서도 같은 시기 실거래가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삼성로 은마아파트 76.79㎡의 경우 2월 초 3층이 8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같은 달 중순 12층 매물이 7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오히려 고층 매물이 1억1000만원이나 싸게 팔린 셈이다. 상승세라는 분위기에 휩쓸려 자칫 '상투'에 거래할 수 있는 시점인 것이다.
강동구 고덕로 N공인중개소 대표는 "강남 재건축이 탄력받는다는 보도에 집주인들이 기대치만 높아졌을 뿐,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기대치를 현실에 반영해버리니 매수자는 잠잠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남 개포로 S공인중개소 대표는 "2월들어 호가가 거의 1억원 가까이 뛰었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자 현재는 다시 호가가 몇천만원씩 빠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시장이 당분간 숨고르기나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연초에 호가가 크게 오르면서 매수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임대 과세도 구매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이 구조조정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만 호황을 누릴 순 없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증명된 만큼 앞으로 재건축시장 침체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