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또 갈라진 서부이촌동

[기자수첩]또 갈라진 서부이촌동

진경진 기자
2014.05.16 06:25

어느 선거에서나 그러했듯이 이번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종 정책 공약들이 난무하고 있다. 서울에선 뜨거운 감자 '용산역세권 개발'이 대표적이다. 여야 후보들은 잇따라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와 어필하고 있다. 물론 구체적인 대책 같은 것은 찾기 어렵다.

선거를 앞두고 좋은 정책을 발표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지킬 수 있는 공약인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지만,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다. 여야 후보들은 공히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아직 선거 초반이니 이해할 수도 있지만, 현 상황대로라면 크게 기대할 것도 없어 보인다.

오류는 또 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왕년 화법'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통한다. 일명 "내가 만나봐서 아는데" 화법이다. "내가 해봐서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왕년 화법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선 "내가 만나봐서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식의 위험한 발상으로 이용되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인 박원순 현 시장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게 "지금도 코레일과 시행자 사이에, 주민과 서울시 사이에 소송이 있고 여러 가지 상처가 해결 안된 상태에서 다시 어떻게 개발이 추진되겠냐"며 "주민부터 만나보고 말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내가 아는 용산주민들의 의견은 변화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떻게 박 시장이 아는 용산주민과 내가 아는 주민의 의견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 곳곳을 돌아 다니며 주민들을 만나본 게 맞는지조차 의구심이 든다.

"어릴 때부터 형 동생하던 사람들이 보기만 해도 으르렁대요. 동네가 완전 갈렸어요." 지난 7년간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을 이어온 주민들은 또다시 날아든 개발 소식에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쉰다.

구체적인 방법도 없는 공약을 던진 후보들은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이겠지만, 정작 주민들은 또다시 전쟁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서부이촌동에선 개발 재추진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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