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공포']국내 VS 해외 싱크홀 사례, 우리나라는 사실상 '인재'

지난 2월 잉글랜드 중남부 버킹엄셔 지역에선 땅이 꺼져 가옥 11채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지름 60m, 깊이 30m의 초대형 싱크홀이었다. 브라질 북부마을에선 싱크홀로 300여명이 집을 잃기도 했다.
지반이 꺼지면서 깊은 구멍이 생기는 싱크홀은 전세계 곳곳에서 발생해 관광명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도심 한 가운데 생기는 대규모 싱크홀은 끔찍한 인명피해로 귀결된다.
국내에서와 달리 해외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크기가 대형인 경우가 많다. 러시아 시베리아 야말 반도에선 지난 7월 지름 70m에 이르는 초대형 싱크홀이 발견됐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의 대학 캠퍼스에서는 지름 13m, 깊이 13m의 거대한 웅덩이가 생기기도 했다.
반면 국내 싱크홀은 직경 5m를 넘는 것도 드물다. 지난 5일부터 21일까지 석촌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도 폭이 가장 큰 게 5.5m. 6~7월 사이 송파구 일대에서 발견된 싱크홀은 모두 지름 1m 이하였다.
이 같은 싱크홀 규모의 차이는 발생원인과 연관이 있다. 해외의 대형 싱크홀은 주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지질이 퇴적암·석회암 등인 경우 균열이 일어나기 쉽다. 균열 속 빈공간을 지하수가 메우고 있다 빠져나가면 큰 지하 공간이 생겨 땅이 지지하지 못하고 싱크홀이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화강암 등의 안정적인 지질구조이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이 많지 않은 이유이다. 다만 아스팔트를 깔아 밑에서 토양이 지탱해주는 힘이 약한 도로는 예외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서울 강남권에서 싱크홀이 많은 이유도 강북에 화강암이 많은 것과 달리 지질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우면산 산사태도 지질이 변성암이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싱크홀 사례는 자연발생적인 해외 사례와 달리 지질을 고려하지 않고 난개발하거나 지하수위 관리를 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