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서울의 한 구청은 각종 편법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임대주택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청에 등록한 약 2000명의 주택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면적에 따라 취득세와 재산세를 면제받거나 감면받는다. 다만 등록한다고 해서 무조건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다. 5년 이상 주택을 임대운영해야 하는데 이를 어기면 최고 3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의무 임대기간(5년)이 남아 있는 건설임대주택을 매각한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처분이 내려진다.
혜택에 비해 벌금이 과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론 등록 이후 사후관리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의무 임대기간을 채우지 않거나 임대하지 않고 부당사용해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현실에선 소득 노출을 꺼려 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열에 아홉이다.
이에 해당 구청에서 처음으로 일제 전수조사를 실시해 부당하게 세금을 감면받는 임대사업자를 적발, 취득·재산세를 추징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등록하지 않은 주택임대사업자는 조사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주택임대사업 등록시 의무적으로 적게 되는 전·월세 임대내역은 이번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소득세 부담때문에 월세를 주고 있으면서도 전세로 등록하고 월세 100만원을 받으면서도 50만원으로 신고해도 전혀 모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임대내역에 대해선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일까. 해당 구청은 임대내역은 지방세인 취득세나 재산세와는 관계없고 국세인 소득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조사해도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주택임대사업자의 탈루·탈세를 공개적으로 방치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구청만을 비난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수조사에 나서지 않는 과세당국이나 다른 구청이 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