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X파일]"월세 이상 수익"으로 유인…월세 부담 절박한 세입자 노려

#서울 강서권에 위치한 3억원대 전셋집에서 아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40대 초반의 직장인 강상훈씨(가명)는 며칠 전 e메일 한통을 받고 귀가 솔깃해졌다. 전세보증금 일부를 주식에 투자하고 여기서 얻은 투자수익을 월세 대신 집주인에게 지급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집주인에게 다음 임대계약 때는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바꾸자는 얘기를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월세 이상의 수익을 매달 올리는 게 과연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도 생겼지만 한편으론 그렇게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낮아진 시중금리 탓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보증금을 낀 월세인 ‘반전세’(보증부월세) 사례가 급증하면서 이를 노린 불법 투자권유 사례가 늘고 있다. 강씨가 받은 e메일은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할 때 되돌려받는 보증금 일부를 주식에 투자하면 월세를 내고도 남을 만큼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을 1억원 낮추는 대신 월세 100만원을 내는 반전세 전환의 경우 보증금 차액 1억원을 주식계좌에 입금하기만 하면 월 1% 이상, 즉 1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음을 장담했다.
물론 투자방법은 비밀이다. 대학에서 주식투자 방법을 강의하는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e메일의 발신자는 10년 이상 주식에 투자, 연평균 10% 이상 수익을 올린 자신의 노하우를 활용하면 월세는 물론 ‘플러스알파’의 추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할 뿐이다.
수익률이 예상을 밑돌 경우나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없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기다리면 된다는 게 이 ‘획기적인 월세 해결책’의 결론이다.
돈만 넣으면 무조건 은행금리 이상 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의 확정금리형 투자권유는 불법이다. 이같은 묻지마식 투자권유는 수익률이 기대를 크게 밑돌거나 아예 손실이 발생해 원금마저 떼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높은 수익에는 그만큼의 리스크(위험성)가 따르는 게 투자의 당연한 이치다. 말처럼 손실위험 없이 매달 월세만큼의 수익을 만들어낸다면 최고의 투자겠지만 현실에 이런 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세보증금 투자 권유의 경우 세입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하려는 노림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자들의 PICK!
한 전문가는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월세나 반전세가 임대시장의 주류로 부상했다”며 “계약해지시 돌려받는 전세보증금과 달리 일회성비용 성격의 임대료를 매달 내야 하는 월세나 반전세의 경우 세입자가 갖는 부담감이 한층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