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표 '차이나타운' 대림동· 자양동 가보니

#지난 6일 낮, 서울의 대표 차이나타운으로 유명한 영등포구 대림동 중앙시장은 여느 때처럼 중국인들로 북적거렸다. 거리에서는 중국 노래가 흘러나오고 식당마다 점심 식사를 하려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명동이나 동대문 상권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한 중국음식점 사장은 “여기는 관광객보다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며 “손님 대부분이 단골 위주라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다고 매출에 큰 타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양꼬치골목 역시 한한령(限韓令)으로 인한 암울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이곳은 건국대, 세종대 등 대학가에 자리하고 있어 중국인 유학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는 게 지역 상인들의 설명이다.
벌써 저녁 장사를 준비하느라 식당마다 분주한 모습이었다. 용달차에서 식당으로 술과 식재료를 옮겨 나르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 식당 주인은 “요즘은 새 학기라 더 바쁜 시기”라며 “사드 이슈는 작년부터 나왔지만 매출이나 상권 분위기에 변화는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명동 등 서울의 주요 상권이 타격을 입고 있지만 대림동과 자양동의 차이나타운은 여전히 활기를 띤 모습이다. 두 상권은 홍대나 신촌, 강남 등 서울의 주요 상권이 높은 임대료와 공실률로 몸살을 앓을 때도 탄탄한 중국인 수요로 매출을 올려온 곳이다. 사드 보복 사태에도 매출감소 등 타격이 적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림동엔 1990년대 초반 한국에 일거리를 찾으러 온 한족과 조선족이 모여들어 차이나타운이 만들어졌다. 월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인근에 구로공단이 있어 거주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대림동 중앙시장에는 이들을 위한 중국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섰고 어느새 서울을 대표하는 차이나타운으로 자리잡았다. 이곳엔 양꼬치, 훠궈 등을 비롯해 중국 본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음식이 많다 보니 중국인뿐 아니라 한국인도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상권이 활성화하면서 자연스레 임대료와 권리금도 뛰었다. 지역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33㎡ 기준 1층 점포의 월임대료는 250만~300만원 수준이다. 권리금은 최소 1억~2억원에서 시작한다. 대림동의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목 좋은 곳은 권리금으로 6억원을 달라는 곳도 있다”며 “워낙 장사가 잘되다 보니 비싼 권리금을 주고도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자양동 역시 임대료가 비싸긴 마찬가지다. 이곳의 한 공인중개소는 “지하철 2호선 라인에 있는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은 다 이곳으로 몰려온다고 보면 된다”며 “여기서 장사하려면 권리금을 포함해 목돈으로 3억원 이상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한·중간 냉기류가 지속될수록 명동, 동대문, 남대문, 홍대 등은 타격이 심하겠지만 대림동이나 자양동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사드 갈등이 이어지면 서울 상권간 명암이 다소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역상인들은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눈치다. 자양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중국인 사장은 “사태가 길어져 한국 내 반중감정이라도 생기면 매출이 아무래도 줄지 않겠냐”며 “중국인 유학생도 줄어들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