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쇼크' 공기업 사업추진 차질 우려

'팬데믹 쇼크' 공기업 사업추진 차질 우려

문영재 기자
2020.03.14 15:15

"한국철도, 코로나19 영향 상대적으로 더 커"…"채권발행 통한 자금조달 안심 못해"

한국철도(코레일)는 지난달 23일 손병석 사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정부 위기대응 격상에 따라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현재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전사적인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키로 했다./사진=뉴스1
한국철도(코레일)는 지난달 23일 손병석 사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정부 위기대응 격상에 따라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현재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전사적인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키로 했다./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사업계획 전면 재검토에 나선 가운데 한국철도(코레일)와 철도시설공단, 도로공사 등 공기업들도 투자 등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위축은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전면에 내세운 정부의 정책 목표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공식 선언한 이후 글로벌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공기업도 매출 감소는 물론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사업 우선순위를 다시 짜는 등 대비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충격파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과거 다른 감염병과 다르다"며 "우리 경제에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리띠 졸라매는 한국철도…운임수입 급감땐 사업조정 불가피 관측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철도는 지난 2018년 잇따른 열차 사고 이후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철도는 올해 자체 예산을 포함해 노후 차량·시설 교체 등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열차 이용자가 급감,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기존 사업은 물론 신규 사업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지난 7일에는 KTX 이용자가 3만명대까지 급감하며 개통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마지막 주부터 전년대비 일평균 4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다음달 말까지 지속될 경우 수익 감소는 4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문제는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앞으로 열차 이용자들의 감소에 따른 손실액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국철도는 업무추진비 등 불요불급한 경비성 지출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더 졸라매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업무추진비를 절반수준으로 줄이고 해외 직무교육, 체육대회 등 경비성 지출을 최대한 축소키로 했다"며 "다만 올해 안전 관련 투자(1조7000억원) 예산의 조기집행과 함께 추진 중인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운임 수입이 계속 급감할 경우 기존 투자계획에 대한 우선순위·시기 조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철도 역시 신규 사업 등에 대한 투자는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우선 순위와 시행 시기 등을 면밀히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공, 통행료 수입 감소…"경기침체 악화땐 안심 못해"

정부 출자금과 채권발행 등을 통해 건설·공사 자금을 충당하는 도로공사와 철도공단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도로공사와 철도공단이 올해 계획하고 있는 채권발행 규모는 각각 3조5000억원, 2조2700억원이다. 도로공사의 채권발행 규모는 차환규모(2조4600억원)보다 많다. 1~3월까지 채권발행 규모는 도로공사 2000억원, 철도공단 7200억원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은 민간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채권조달이 수월한데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은 당장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경기가 악화돼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면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 사업 축소 등의 계획은 없다"면서도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경기 여건이 나빠질 경우 정부와의 협의 등을 거쳐 사업 조정 등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고속도로 통행량 급감에 따라 통행료 수입이 줄어든데 이어 최근 국토교통부가 노선버스(광역·시외·고속버스)에 대한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밝혀 주된 수익원의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전부터 경기가 가라앉고 있었기 때문에 추경을 통한 경기부양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운송(교통) 등 대면소비 업종에 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철도 KTX 평균 수송량과 도로공사 평균 통행량이 전년대비 각각 20~30%, 20% 줄었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확대될 경우 KTX와 고속도로 교통량이 각각 35%, 26% 급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국철도의 신용지표가 이미 부진한 상황이어서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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