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 대격전이 예상됐던 재개발 수주전이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공사비 4000억원 규모를 웃도는 상계2구역과 흑석11구역이 대표적이다. 이들 조합은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이미 한 차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기했으나 결국 내년으로 한번 더 미루게 됐다. 정비사업 조합원 총회에 전자투표를 도입하기로 한 법안은 정기국회 내 처리가 무산돼 빨라도 내년 4월 시행될 전망이다.
상계2구역·흑석11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 연기
27일 노원구에 따르면 오는 29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계획했던 상계2구역 재개발조합은 관련 일정을 내년 1월 10월 쯤으로 연기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111-206번지 일대를 재개발해 지하 8층~지상 25층, 22개동 220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4775억원 규모로 이달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대우건설-동부건설 컨소시엄과 두산건설이 각각 참여했다.
현행법상 정비사업 총회는 조합원의 직접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도정법 상 총회의 의결은 전체조합원 중 10% 이상이 출석해야 하며 조합창립총회, 관리처분계획총회의 경우 조합원의 20%, 시공사 선정 총회는 조합원 50% 이상의 출석이 요구된다.
상계2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오는 27일로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29일로 미뤘다. 그러나 서울시가 최근 '내년 1월 3일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집합금지 행정 명령을 내리는 등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결국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 조합도 29일 계획했던 시공사 선정 총회 일정을 조율 중이다. 당초 계획했던 22일에서 일주일 미뤄진 탓에 조합은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으나 구청으로부터 '연기하라'는 공문을 받아 내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비 4501억원 규모의 흑석11구역 재개발 사업은 흑석동 304번지 일대 8만9300㎡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동, 1509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이 입찰 제안서를 낸 상태다.
관리처분계획총회를 내년으로 미룬 사업장도 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9구역 조합은 29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위한 정기총회를 준비 중이었으나 내년 1월 19일로 잠정 연기했다. 총회 장소 역시 당초 계획했던 광은교회에서 야외로 변경을 논의 중이다.
총회 전자투표 도입 법안은 빨라도 내년 4월 시행

코로나19 사태로 총회 개최가 어려워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자투표 도입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조응천 더블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지난 9일 종료된 정기국회 내 처리가 무산됐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조합원 총회에서 전자투표 등 비대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14,642명 읽는 중
한 공간에 밀집해 안건을 논의하는 총회 특성 상 감염병 확산 우려가 높다. 2015년 메르스 발병 당시에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재건축 조합이 개최한 총회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조합원 등 1500여명이 자가격리 되기도 했다.
개정안은 지난달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됐으나 '계속 심사'로 남게 됐다. 연내 법안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정안 시행을 위해서는 상임위 법안 심사 소위, 전체 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통과 절차가 남았다.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시행까지는 3개월이 더 필요하다. 내년 1월 1일 통과된다고 가정해도 시행 시점은 4월 1일이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은 앞으로도 총회를 무리하게 강행하거나 무기한 연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응천 의원실 관계자는 "개정안에 전자투표 관련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간에 논란이 됐던 '재건축 실거주 2년 의무' 관련 내용이 같이 들어있어서 그 내용에 대한 논의가 끝나야 처리가 될 것"이라며 "내년 1월 이후 임시회가 열렸을 때 소위를 열고 계속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