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미친 상승"...'시세의 80%' 공공임대도 '억소리'

"전셋값 미친 상승"...'시세의 80%' 공공임대도 '억소리'

김지영 기자
2026.09.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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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공공임대의 역설③]

[편집자주]  보증금이 14억원에 육박하는 장기전세주택이 등장하면서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지원한다는 공공임대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보증금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소득·자산 기준의 모순을 짚고 공공임대의 개선 방향을 살펴본다.
미리내집 연간 공급 현황 및 향후 목표/그래픽=윤선정
미리내집 연간 공급 현황 및 향후 목표/그래픽=윤선정

최근 강남권의 공공임대 주택의 보증금이 1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반쪽짜리 공공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공임대 보증금을 시장가격에 연동해 책정하다 보니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장점보다 민간 임대시장의 시세가 오르면 입주자의 부담도 함께 커지는 약점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미리내집을 중심으로 장기전세 공급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공급량 못지않게 '시세 연동형 보증금'의 한계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장기전세 보증금은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 수준으로 책정된다. 공공이 임의로 가격을 정하는 것보다 객관적이고 시장가격과의 괴리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시장가격이 상승하거나 주변 전세가격이 높게 형성된 지역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세의 80%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인근 전셋값이 5억원일 때 보증금은 4억원이지만 전셋값이 10억원으로 뛰면 보증금도 8억원으로 높아진다. 할인율은 그대로지만 실제 부담액은 두 배가 되는 셈이다. 공공이 민간보다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만 무주택자와 사회초년생 등의 주거사다리로서의 공공임대의 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문제가 되는 곳은 강남 등 이른바 선호지역이다. 공공임대주택의 취지는 주거 안정에 있지만 해당 지역의 높은 전세가격을 기준으로 보증금을 산정하면 공공임대조차 상당한 목돈을 요구하게 된다. 10억원을 훌쩍 웃도는 최근 강남권 장기전세의 고액 보증금 사례는 이 같은 구조가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공공임대 보증금 수준과 정책 기준이 서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공공임대는 입주자 선정시 소득과 자산을 따진다. 주거비 부담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구를 선별해 공공주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입주자가 내야 할 보증금은 해당 가구의 소득이나 자산보다 주변 집값과 전셋값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집값과 전셋값이 오를수록 두 기준 사이의 간극이 커지고 입주자의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도 높아진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 AI융합학과 교수는 장기전세와 미리내집의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신 교수는 "미리내집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더라도 강남 등 선호 지역은 주변의 높은 전셋값 때문에 보증금이 신혼부부 등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간다"며 "공공임대의 가격을 시장가격에서 완전히 떼어놓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의 상승을 제한하거나 입주자의 소득과 금융비용을 반영해 실질 부담을 낮추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또 "서민층이 아니더라도 중산층까지 보편적인 임대주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한정된 공급 물량을 모든 지역에 동일하게 배분하기보다는 실제 미리내집 이용자가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먼저 산정하고 그에 맞는 지역에 공급을 더 많이 하는 방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와 미리내집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리내집은 2024년 공급을 시작한 이후 올해 8월까지 총 7108호가 공급됐다. 서울시는 매년 약 4000호를 확보해 2030년까지 1만7500호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급 규모가 커질수록 현행 보증금 산정 방식이 입주자의 실질적인 부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공공임대 물량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시장가격에 연동된 보증금이 실제 수요자의 주거 부담을 키우지 않는지 점검하고 시세 연동 방식의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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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김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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