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감독당국 저주받은 운명?

[기자수첩]감독당국 저주받은 운명?

김익태 기자
2006.06.29 12:26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생한 주택담보대출 정책 혼선과 관련, '관치금융'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창구지도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일부 시중은행이 신규 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천막지점'에다 갖가지 금리혜택을 주며 돈 좀 갖다쓰라고 애원하던 은행들의 태도가 돌변하자 돈 빌려 집 장만하려던 사람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은행은 금감원이 대출한도 총량을 설정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혼란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금감원은 그러나 대출한도 총량을 설정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대출규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을 뿐인데 은행이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말이다.

여론의 질타에 금감원의 한 간부는 `감독당국의 저주받은 운명'이라는 표현으로 언론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감독당국은 규제활동에 충실할수록 금융회사들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다. 반면 적절한 개입에 실패하면 역할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감독당국의 태생적 어려움이 여기에 있고, 이게 바로 저주받은 운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감독당국의 역할과 어려운 입지를 보면 일면 공감이 가는 말이다. 금융시장 안정이나 국가정책상 감독당국은 `뒷북대책'이 아닌 사전 경고음을 울려야 한다. 하지만 정책은 서서히 효과가 나도록 펼쳐야 한다. `총량규제' 같은 극약처방은 부작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은행의 이중적 태도에도 문제는 있다. 금감원의 규제가 있자 시중은행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줄줄이 큰 폭으로 인상했다. 은행의 과당경쟁으로 그동안 예금금리는 높아지는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불합리한 여수신금리 운용에 대한 금감원의 또다른 주문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할 것은 자명하다. '총량규제'를 가한 금감원에 집단반발한 은행들이지만 이에 대한 불평은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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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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