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누굴 위한 민영의보법 제정인가

[기고]누굴 위한 민영의보법 제정인가

안병재 손해보험협회 상무
2006.08.16 12:33

지난 7월 장복심 의원은 "국민의 건강보장 강화를 위해 민영건강보험과 국민건강보험의 상호 보완관계 설정이 필요하다"며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의지를 밝히고 △비급여부분만을 보장하는 민영건강보험 추진 △보험금 지급방식을 정액보상형 중심으로 제한 △민영건강보험 상품을 몇가지 유형으로 표준화 △보건당국에 민영건강보험에 대한 관리 감독권 부여 등을 이 법의 제정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법제정 방향을 잘 살펴보면 현 의료제도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소득계층간의 의료접근을 양극화 시키는 쪽으로 법률이 만들어지는 것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첫째, 민영건강보험의 보장범위를 비급여 중심으로 제한하겠다고 했는데, 그럴 경우 현재 민영보험에서 보상하고 있는 병원진료비의 20% 해당분을 국민들이 별도로 부담하는데 대한 대책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마도 민영건강보험이 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 사람들의 의료수요를 늘리고 있으며, 그로 인해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근거 없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가 아닌가 싶다.

민영건강보험은 지난 40여년간 서민들이 질병이나 상해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본인이 부담하는 실제 치료비를 보상해주고 있어 국민건강보험의 공백을 훌륭히 보완해오고 있다. 2005년 말 이미 1000만명의 계약자가 실손보상형 상품에 가입해 불의의 사고시 본인치료비에 대해 보험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 30~40대 직장인이 대부분인 민영건강보험 가입자들 중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고의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입원을 하는 가입자가 과연 얼마나 될지를 생각해본다면 건강보험 재정 악화 원인을 민영건강보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도 무리한 주장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민영건강보험에서 비급여부분만을 보상하는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연 6조4000억원의 국민 부담을 증가시키게 되고, 의료 이용의 '빈익빈부익부'를 심화시켜 사회 양극화를 더욱더 조장하게 될 것이다.

둘째, 민영건강보험 지급방식을 '정액보상형'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도 그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손해보험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민영건강보험은 대부분 실제 치료비를 보상하고 있어 국민들의 부담을 크게 경감시켜주고 있다. 이러한 민영건강보험의 순기능은 제한하고, 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적은 고소득층에 적합한 정액보상형을 중심으로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과연 대다수 중산층과 서민을 염두에 둔 발상인지 의문이 간다.

셋째, 민영건강보험 상품을 몇 가지 유형으로 표준화하고 관리감독도 보건당국에서 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세운 기업하기 좋은 나라, 즉 규제 완화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보험상품에 대한 상품 인가와 판매는 보험업법 및 보험감독규정 등에 따라 당국의 철저한 감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현재 국내 보험시장은 FTA를 통한 시장개방 압력과 치열한 경쟁으로 큰 혼란기에 놓여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국회는 일관된 정책제시로 금융산업을 지원하고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전혀 실효성 없는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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