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100만달러 미만 수출 중소기업 가운데 지난해 수출실적을 낸 업체의 비율은 32.1%에 불과… 금년도 상반기 중소수출업체 수도 전년동기대비 6.5% 감소… 중소기업의 4분기 BSI 는 91에 그쳐… 내년에도 환율·유가 등 대내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수부진도 지속될 듯…"
수년간 중소기업 현장에 상주하면서 느낀 것은 최근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이같은 암울한 기사로도 설명하기 힘든 상태라는 점이다. 경영애로 사항에 대해 임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밤늦게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CEO로서의 고민과 애환을 털어 놓는 자리를 접할 때마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을 꾸려 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를 절감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의식 때문에 필자는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잘해 보자고 만든 개선안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지나 않을까?', '변화에 따른 저항을 과연 극복해 낼 수 있을까?' 물론 컨설턴트로서의 전문적인 조언도 중요하겠지만, 중소기업 스스로도 내부역량을 개선시키기 위해 과연 얼마나 노력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업종의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컨설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몇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하게 되는데, 의외로 내부적인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모든 의사결정을 떠안고 있는 CEO는 주관과 직관으로 사업운영을 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조직이 커지게 되면 이러한 방식에 한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임직원들도 CEO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게 되면서 점차 수동적으로 변하게 되고, 격의없는 대화마저 어렵게 되면서 창업 초기의 가족적인 분위기마저 사라지는 경우가 나타나게 된다. 중소기업 CEO에게 임직원 인터뷰 결과를 말씀드리면 "직원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바에 대해 정말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습에 대한 믿음과 폐쇄적인 분위기도 개선이 필요하다. '다른 업종은 몰라도 우리 업종은 특수하기 때문에 이럴 수 밖에 없어요', '중소기업이라 해오던 방식대로 일하는 것이 더 빠르고 편하지요' '우리 직원들은 제가 알지요. 제도니 체계니 하는 것보다 그냥 서로 믿고 가는 거죠' 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다양성에 대해 인정하고 변화를 개방적으로 수용하는 기업의 분위기는 뭐가 달라도 다르고, 이는 기업성과와 직결된다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
구성원의 동기유발에 대한 고민도 부족하다. 회의 때마다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열심히 하자고 외치는 CEO들은 많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또는 열심히 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경우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창업 초기에는 서로 믿는 것 만으로도 문제가 없겠지만, 규모가 점차 커지게 되면 예측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나 제도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대기업은 대기업이라서 제도나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성과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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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어려울수록 믿을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임직원의 역량과 힘이다. 이는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을 관통하는 성장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중소기업 임직원들도 내부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연성과 신속성… 잊혀졌던 중소기업의 이름표를 찾기 위한 내부적인 노력과 더불어, 중소기업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재평가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