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와 단위 농협 순익 탄탄, '농촌 지원' 압박에 "덜덜"
금융감독원이 15일 단위농협이 1조원대 순익을 올렸다고 발표하자 농협도 '깜짝' 놀랐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엄청난 순익을 농민에게 돌려주지 않는다는 핀잔을 먹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금감원은 이날 '2007년도 상호금융기관 경영실적' 자료를 통해 지난해 농협의 당기순이익이 1조237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238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신협(1408억원)은 물론 수협(98억원) 산림조합(328억원) 등과 비교하면 독보적인 규모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그리 달갑지 않다는 듯, 전국 1196개 단위 농협의 당기순이익을 집계한 것일 뿐 중앙회 실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실 농협중앙회도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1조 25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상태다. 신용사업부문에서 1조4000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경제사업 적자로 규모가 줄었다. 이를 단위농협의 순이익과 합하면 2조원이 넘어 금융계에서 '톱 클레스'에 해당한다. 시중은행 중 순익 '2조원 클럽'에 가입한 곳은 국민은행과 신한·우리금융지주 뿐이다.
농협중앙회는 조합원 출자로 설립된 단위농협이 독자적으로 운영돼 양측 순이익을 합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뛰어난' 실적을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농촌 경제가 어려운데도 수익성에만 집착한다는 불만을 살 수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농협의 한해 실적이 알려지면 유관 단체들이 찾아와 손도 벌린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번 실적발표로 농협 순이익의 '농촌 환원'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농협의 금융수익이 1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농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협 이익을 활용해 농기계 부채 문제를 풀어달라고 압박했다.
농림부와 농협은 현재 농기계 대여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이달말쯤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이 수익을 내는 것은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일이지만 농촌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다 보니 (수익 내는 것을)얘기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