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코스닥기업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경영 지배인'을 내세우는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경영 지배인이 법적 근거없이 경영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경영 지배인은 등기임원이 아니어서 사실상 회사 최고경영자로서 전권을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일부 대주주들이 경영 지배인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5일 "코스닥 기업들의 M&A 과정에서 대주주들이 법적인 권한이 모호한 경영 지배인을 선임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개선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경영지배인은 회사법과 상법에도 없는 직함이다. 상법상 지배인 제도가 있지만, 이는 일종의 영업상 단순 지배인 개념이다. 이와 달리 일부 코스닥 기업에서는 경영지배인이 이를 뛰어넘어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상법상의 지배인과 경영위임 제도가 혼용된 탓으로 한계기업을 인수한 측에서 M&A 및 구조조정 과정에 전권을 행사하기 위해 '경영 지배인'을 선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영 지배인이 이같은 '감시자'의 역할을 뛰어넘어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 경영 지배인을 선임한 경우 대부분 대표이사의 경영권한을 승계해 재무·영업·인사 등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상법에 지배인 개념이 있지만 회사로부터 영업과 관련된 권한만 위임받는다"며 "코스닥 기업들이 선임하는 경영 지배인은 법적인 근거 없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지배인이 전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사실상 최대주주가 임명하기 때문에 전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대주주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체불명의 직함인 만큼 경영지배인의 정의와 법적 지위에 대한 뚜렷한 지침도 없다. 경영지배인 공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독당국은 이에 따라 경영 지배인 선임시 주주총회를 거치도록하고, 권한과 책임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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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주총을 통해 지배인을 선임하도록 하고 자격요건을 명확히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책임과 권한을 명문화해 제도가 악용될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