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2금융권에서 흘러나온 이야기 같네요. 우리를 압박하기 위한 일종의 '언론플레이'로 보입니다."
최근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건설사의 해외사업 지원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은행 관계자가 채권단이 자금지원을 결정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뒤 보인 반응이다.
그는 당시 내부적으로 지원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여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고, 설령 이를 실행에 옮긴다고 해도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누군가 의도를 갖고 잘못된 정보를 언론에 흘린 게 아니냐는 투였다.
거꾸로 은행들이 이런 유혹을 받는다. 최근 시중금리 급락으로 역마진 사태까지 걱정하게 된 은행들은 대출금리 산정방식 변경을 추진키로 했다. 일부 언론에는 구체적인 추진내용이 마치 확정적인 것처럼 소개됐다.
하지만 은행들은 단기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져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걱정에 이를 백지화했다. 결국 은행들은 제도 변경에 앞서 언론을 통해 여론을 떠본 격이 됐다.
여론의 흐름을 바꾸거나 탐지하기 위해 결정되지 않은 사실을 흘려보는, 이른바 '언론플레이'는 경제가 어려워질 때 자주 나타난다. 몇달 전 한 중견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고사 위기에 처하자 그 회사 최고경영자는 한 인터뷰에서 당국 및 은행에 SOS를 보냈다. 자금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메시지였다. 만약 회사가 무너진다면 수천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는다을 수 있다는 암묵적인 경고도 담겨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효과는 없었다. 본전도 못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최고경영자가 경고했던 내용들은 대부분 현실로 나타났다. 당시 당국은 문제의 인터뷰를 일종의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사실 언론플레이는 사람 사는 사회와 언론이 존재하는 한 완전히 피하기 힘든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이해만 추구하기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현장의 기자들도 언론플레이 시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때때로 씁쓸해할 때도 있다. 자칫 잘못된 보도로 여론이 진실과 다른 방향으로 곡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제가 어려운 때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해야 할 언론이 흐려지는 것은 위험하다. 언론은 특정인의 '소리통'이 돼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