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대출 안해요"

"당분간 대출 안해요"

오수현 기자
2009.05.31 15:43

[명동풍향계]불확실성 증가로 기업·개인대출 회피… 부동산 투자에 관심

- 주식담보대출 많은 업체 대상으로 세무조사 실시

- 대기업 구조조정 및 건설사 상시평가 결과 알 수 없어 불확실성 증가

- 개인대출도 부담, 결국 부동산투자에 사채자금 쏠려

명동 사채시장 내 대출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기업 대출규모가 많았던 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세무조사가 실시된 데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대기업 재무평가 결과를 알 수 없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세무조사로 주식담보대출 중단=명동 A업체는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다. A업체는 지난해 주식을 담보로 기업대출을 많이 실시했는데 국세청에서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큰 명동 업체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세무조사 결과 A업체 전주(錢主)에게는 그동안 누락된 소득세에 대한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A업체 관계자는 "전주는 한차례 과징금을 물고 나면 그만이지만 업체는 검찰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로 대출 손실이 컸는데 고발까지 당해 당분간 기업대출을 중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재무평가 불합격 판정을 받은 14개 주채무계열 명단이 공개되지 않는 등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명동 내 어음할인 규모도 대폭 감소하는 모습이다.

시장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은 물론 최근 실시된 건설사 상시 평가 결과도 알 길이 없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대출 규모가 컸던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까지 실시되자 업자들이 기업대출을 기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신용회복위원회에 이자감면과 원리금 상환기간 연장과 같은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신청하거나 상담을 받은 사람이 올해 들어 65만명에 이른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개인대출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대출을 늘리면 손해라는 인식이 업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며 "어려운 시기에 세무조사를 유예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시해 대출을 독려하는 정책적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대출보단 부동산 투자로"=이에 따라 명동은 리스크 부담이 큰 대출은 줄이고 부동산이나 채권시장 투자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청약과열이 빚어질 만큼 수요가 몰리고 있어 시세차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이 실시되고 개인 연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및 북한 문제까지 겹치면서 대출이 움츠려들고 있다"며 "사채 시장 자금이 부동산 투자 등 투기성 자금으로 활용되는 것은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에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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