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활개치는 '빚 청산 브로커'

[기자수첩]활개치는 '빚 청산 브로커'

반준환 기자
2009.09.24 08:39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정부정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 활성화를 위한 '미소(美少)금융중앙재단' 설립방안을 발표했다. 미소금융은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기부금으로 서민에게 무담보 신용대출을 해주는 사업이다. 개인은 500만원까지, 자영업자들은 1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서민대출과 혜택을 크게 늘리고 있다. 기업은행이 선보인 근로자 생활안정자금을 이용하면 최저금리 2.4%로 7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우리은행은 영세 자영업자 등을 위한 이웃사랑 대출상품을 선보였다.

서민 지원에서 또하나 중요한 것은 과도한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신용회복 정책이다. 카드대란 이후 저신용자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많이 나왔고, 마이크로크레디트와 결합하면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마이크로크레디트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신용회복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친다. 현재 이뤄지는 신용회복 정책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형태로 변질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 생각 이상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문제가 '빚 청산 브로커'의 활개다. 이들은 변호사, 혹은 법무사 사무소와 계약을 하고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고객을 모집할 경우 1건당 50만~100만원가량의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각종 인터넷사이트에 개설된 채무면책클럽은 이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능력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사람도 브로커의 유혹에 넘어가 손쉽게 '파산신청'을 하기도 한다. 파산을 신청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해주는 브로커는 없다.

최근에는 신용회복위원회를 비방하는 브로커도 많아졌다. 신복위를 찾는 채무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일거리가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명동의 신복위 입구에는 '신복위는 정부기관이 아니라 금융기관들이 채권추심을 위해 만든 빚 독촉 업체' '채무자를 유인해 또 우려먹으려는 사골국물위원회에 불과하다' 등 브로커들이 뿌린 전단지가 널려있다.

모든 정책은 톱니처럼 맞물려가는 게 중요하다. 한쪽이 아무리 훌륭해도 다른 톱니가 뭉툭하면 어긋나기 마련이다. 마이크로크레디트 출범에 맞춰 신용회복 정책의 문제점을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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