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년에 2차례 언론과 국회에서 뭇매를 맞는다. 금융회사 주주총회가 집중된 3월과 국정감사를 받는 9월이 그 때다. 금감원 퇴직자들의 금융회사 감사 재취업, 이른바 '낙하산' 인사 탓이다.
주총 때는 언론으로부터, 국정감사 때는 '선량'들에게 호된 질타를 받는다. 집중포화는 연례행사가 돼버렸고, 포성이 들리기 시작하면 "또 봄, 가을이 왔나 보네"라며 무감각하게 넘어갔다.
그런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공모제'를 통해 감사를 뽑도록 권고하겠다고 했다. 금융회사 낙하산 비판이 쏟아지는데 대한 고육책을 꺼낸 든 것이다. 금융회사에 들어간 전직 금감원 간부의 명단을 작성해 재취업자가 금감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 집중 감찰하기로 했다. 금감원 출신 감사와 최근 2년 내 동일 부서에서 근무한 직원은 해당 금융회사 검사·감독 업무에서 제외키로 했다.
금감원의 정년은 58세다. 그런데 국장의 경우 인사적체를 명분삼아 4년 일찍 보직을 일괄 해임시켰다. 임원 승진이 좌절되면 회사를 떠나는 구조였다. 결국 민간 금융회사 재취업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금감원의 한 국장은 "평생 검사·감독을 하며 살았는데 54세에 밖에 나가 뭘 하겠냐"고 말했다. 누구도 이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매섭게 회초리만 들이댔다는 서운함이 묻어났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도 고치기로 했다. 능력만 있으면 임원이 못돼도 국장으로 정년을 보장해줘 재취업 인력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과연 낙하산을 타고 피감기관에 내려가는 감사가 획기적으로 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감사로 금감원 출신을 선호하는 금융회사들이 여전히 상당한 탓이다. 금융 자체가 규제산업인 영향이 매우 크다.
이번 대책 역시 금감원 출신 감사와의 유착을 차단하겠다는 사후적,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 국회·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금융감독체계 개편, 규제 완화 등 근본적인 대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낙하산 인사의 폐단이 정말 크다고, 그래서 금융 산업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