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는 작은 형이 밉다. 뭔가 하려면 꼭 하지 말란다. "욕심이 많다"며 말린다. 손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면서도 도울라치면 자기 일이라며 손도 못대게 한다.
지난달엔 앞으로 갈 길을 주제로 한 글을 하나 썼다. '위기 이후 금융감독 과제'라는 제목을 달았다. 혼자 튀겠다는 게 아니라 함께 잘해보자는 뜻이었다.
그런데 공개조차 못했다. 이번에도 작은 형이 말렸다. 형이 할 일을 건드려 기분이 많이 상한 모양이다. 그 뒤에도 건건이 부닥쳤다. 그래도 불만을 쏟아낼 곳이 없다. 막내의 설움이다.
#작은 형은 막내가 얄밉다. 눈치 없이 너무 나댄다. 과천에 있는 큰 형, 청기와집의 아버지도 생각해야 하고 이것저것 따질 게 많은데 자기만 잘났단다.
지난달 툭 내던진 보고서만해도 그렇다. 사전에 상의도 하지 않고 큰 형이 할 일, 내가 할 일까지 다 건드렸다. 청기와집에서도 어찌된 일이냐고 묻는데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
물론 막내의 능력은 인정한다. 일 잘하고 아는 것도 많다. 그런데 형을 무시하는 것같아 언짢다.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린 한 '가족'이지 '경쟁자'가 아닌데 말이다. 아버지나 큰 형은 막내 못 챙긴다고 눈치를 준다. 둘째의 설움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얘기다. 하루가 멀다하고 티격태격한다. 금융위기 때는 합심해 잘하는가 싶더니 평시가 되니 갈등이 도드라진다. 한 건물에 있는 기자들은 넋두리를 들어주느라, 맞장구쳐주느라 '고달프다'. 금융정책보다 작은 형과 막내의 싸움 구경이 주다.
수장을 따로 둬서 그렇다느니, 겸임을 시켜야 한다느니, 조직을 다시 바꿔야 한다느니 말도 많다. 하지만 "어떤 틀을 만들어도 현재 상태라면 갈등이 불가피할 것"(정부 고위관계자)이라는 게 현실이다. 어차피 조직체계보다 신뢰와 운용이 중요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렇다면 작은 형과 막내가 막걸리 한 잔 걸치며 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어떨까. 막내가 만든 '한국판 터너보고서'보다, 작은 형이 만들고 있는 '중장기 비전'보다 더 중요한 금융정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