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B국민은행 실적악화는 CEO 탓?

[기자수첩] KB국민은행 실적악화는 CEO 탓?

김지민 기자
2010.02.12 07:10

"우선 행장님 건이 좀 정리돼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냈다는 소식을 들은 국민은행 한 지점 직원의 넋두리다. KB금융그룹의 어제는 '흐림' 그 자체였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올 만큼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냈기 때문이다.

KB금융 순이익은 전년대비 70% 넘게 감소한 5398억원. 경쟁사인 신한금융(1조3053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 규모였고 우리금융(1조260억원)에도 크게 뒤져 말 그대로 '리딩 뱅크'의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국민은행의 4분기 순익은 178억 원에 불과해 '어닝 쇼크' 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충당금 부담과 순이자 마진이 축소된 탓도 있지만 지난해 황영기 전 회장의 낙마와 강정원 행장의 거취 논란 등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영업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강 행장은 외국계 은행을 두루 거치며 2004년 국민은행장으로 발탁돼 연임에 성공하며, 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성만큼은 자타가 공인했던 CEO였다. 내실 경영을 강조하며 비교적 착실한 성장을 해 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 회장직을 둘러싼 잡음과 금융당국의 강 행장과 사외이사의 비리 가능성에 대한 집중조사가 이어지자 행장의 위상은 급격히 추락했다.

그룹 수장을 둘러싼 얘기가 세간의 도마에 오르니 경영 일선에 혼란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실적부진에 대한 경영책임론을 제기했을 정도다.

국민은행 홈페이지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는 문구가 있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에는 고객이 보내준 신뢰를 받들어 도덕적이고 책임있는 자세로 은행을 건실하게 꾸려간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명실공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딩뱅크로서의 책임감도 가져야 할 것이다.

1등의 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금 KB국민은행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초라한 지난해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KB 임직원들의 거듭나는 반성과 각오가 필요하다. 강정원 행장의 행보에 그 어느 때보다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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