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10년 뒤 글로벌 20 CIB로 도약

산업은행, 10년 뒤 글로벌 20 CIB로 도약

김창익 정진우 기자
2010.03.29 10:30

[새 도약 꿈꾸는 국책은행]산업은행<1>아시아 기반 이어 뉴욕ㆍ런던 거점화...수신기반 확대 등 5대 과제 추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CIB로서 2020년 세계 20위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 하겠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지난해 10월28일 산은금융지주 출범과 함께 내건 '비전 20-20-20'이다. "10년 뒤 JP모건이나 도이체방크 등 세계적인 CIB와 어깨를 견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류로 당당히 올라설 것"이라는 각오다.

국책은행에서 민간은행으로 탈바꿈 중인 산은금융지주. 산은의 비전은 이미 10년 앞으로 가 있다.

산은금융지주는 독일 도이체방크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다. 70년 설립된 도이체방크는 1995년 본격적인 기업금융 중심 투자은행(CIB) 체제를 도입한 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5년 만에 세계 수위권의 투자은행으로 도약했다.

도이체방크는 파생상품 전문회사였던 뱅커스트러스트(1999년)와 러시아의 유나이티드파이낸셜그룹(2006년) 등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IB 부문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도이체방크의 수익 중 IB 비중은 1998년(22%)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산은금융지주는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한국인프라자산운용 등 5개 자회사를 아우르는 금융그룹. 우선 아시아를 기반으로 다진 뒤 10년 뒤엔 뉴욕과 런던을 전략적 거점으로 미국과 유럽으로 공략지역을 확대하겠다는 2단계 전략을 세웠다.

민 회장은 "글로벌 성장전략은 아시아에서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 이른 시일 내 아시아를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주 출범 2년차인 올해는 그런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도움닫기의 기간이다.

산은금융지주는 올해 경영목표를 민영화와 CIB로의 도약으로 잡고 세부 실현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5가지 경영 전략 추진 과제를 설정했다. △민영화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기반 확충 △CIB 핵심사업 역량 강화 △병행 성장전략을 통한 수신기반 확보 △아시아 중심의 해외사업 기반 확보 △정책금융 공조를 통한 경제안정화 등이다.

민영화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선 운영체계 및 인프라 확충에 주력키로 했다. 수익관리시스템이 도입되고 리스크 관리 체계가 구축된다. 조직문화도 민영화에 맞춰 혁신할 계획이다.

CIB 핵심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특히 영업력 강화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관련 핵심 인력을 확보하고, 부문별 협업 체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영업 방식도 바뀐다. 수익 중심의 영업 정책을 강화하고 고객을 세분화해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영업 관련 조직도 재편하는 한편 벤처투자 업무도 개선키로 했다.

산은금융지주는 CIB 도약에 앞서 수신기반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신기반은 특히 산은금융지주의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어 민 회장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산은지주는 인수합병(M&A)를 통한 수신기발 확대 전략을 꾀하고 있다. 산은지주 관계자는 "예금은행과 같이 수신기반을 확대하지 않고서는 CIB로 도약하기 위한 자금조달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기업금융 노하우가 있으면서 수신기반을 갖추고 있는 시중은행을 인수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산은지주는 태국의 시암시티뱅크 인수를 추진했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무산됐다. 국내에서는 외환은행이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영화 수순을 밟고 있는 산은금융지주가 국내 M&A에 적극 나설 경우 은행권 판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KBㆍ신한ㆍ우리ㆍ하나 등 기존 금융지주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산은금융지주가 기존 금융지주사들과의 차별화에 실패할 경우 몸집 불리기를 통한 출혈경쟁 양상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은금융지주는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이를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소매금융 등 국내 금융지주사와의 내부 경쟁은 가급적 피하고 국내기업과의 해외 동반진출이나 진출 지원 사업을 확대, 금융수출의 조율자가 되겠다는 게 산은금융지주의 구상이다.

아시아 진출 청사진도 마련했다. 아시아지역의 고성장에 따른 인프라 투자 등 사업 기회와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등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업무를 결합해 해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은금융지주는 국내 최초로 IB업무를 개척하고 선도적 지위를 유지해 온 과정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예컨대 PF의 경우 산은금융지주는 점유율 4.9%로 세계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은행에서 분리돼 산은지주와 함께 공식출범한 정책금융공사와의 업무조율을 통해 정책적 금융지원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출범식에서 "공사의 정체성 확립에 역량을 집중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정책금융을 만들어갈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민영화 계획도 착착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민 회장은 "정부와 협의해 2011년에 산은지주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2012년에 해외 상장을 추진하겠다"며 "국내외 상장을 통해 법에서 제시한 부분보다 민영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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