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구실 못하는 은행연합회

[기자수첩]제구실 못하는 은행연합회

김지민 기자
2010.05.16 14:37

은행연합회가 금융소비자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은행 간 업무협조와 개선을 통해 금융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설립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올 해 임금협상과 관련, 연합회는 금융노조의 불만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사용자단체가 사측을 대표해 임금협상에 나서는데 은행연합회장이 사용자단체 협의회 회장을 겸한다. 지난 12일 있었던 첫 교섭은 시작 30분 만에 파행됐다. 이날 회의는 2차 교섭 날짜를 확정하고 논의를 시작하자는 금융노조 입장과 별도의 교섭안을 만든 후에 일정을 잡자는 사측이 서로 고성만 내지르다 끝났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노조가 안을 갖고 왔으니 사용자 측도 교섭안을 만들고 난 후 교섭 일정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끝내 2차 교섭 일정을 잡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이미 지난달 12일 사측에 3.7%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다. 한 달의 시간을 줬는데도 사측이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것은 책임회피라는 비난을 받기 충분하다.

은행연합회가 사측 대표로서 책임감을 갖고 협상 일정을 잡아도 모자랄 판에 시간끌기 작전을 펴는 것은 금융노조 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다른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에서 봐도 이해하기 힘들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임금 인상을 할 수 없다면 만나서 이유를 말하고 협상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기본 아니냐"며 "지금까지 여러 해 임금협상을 해 왔지만 첫 교섭부터 이렇게 성의 없이 나온 경우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금융소비자들도 원성이 높다. 고객 편의를 위해 은행 금리와 상품, 수수료 등을 안내하겠다던 은행연합회는 사이트의 관리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았다. 금리 비교 사이트에 '수수료 비교 자료는 해당 은행의 공시 담당자가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직접 등록·게재하고 있다'는 말만 덜렁 써 놓은 채 업데이트 여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애꿎은 소비자들만 허탕을 치게 만들었다.

은행연합회가 경제생활 주체인 금융소비자와 금융인들에게 비난받고 있다는 것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비영리사단법인인 은행연합회는 존재 이유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기 바란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곧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는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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