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6월15일(08:47)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e-Book 업체 북토피아의 회생이 불투명하다.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가 유찰됐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북토피아가 회생하기 위해선 출판업계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토피아는 지난 1999년 김영사·들녁·박영사·푸른숲 등 120개 메이저 출판사와 주요 작가들이 공동출자해 설립됐다. 하지만 출판업계가 북토피아에 걸었던 기대는 점차 실망으로 변해갔다. 북토피아의 경영진이 경영권 분쟁과 도덕적 해이를 거듭하며 회사 경영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북토피아 경영진은 컨텐츠 저작권료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이 과정에서 출판사들은 더 이상 신간을 제공하지 않게 됐고, 프로그램 관리 소홀로 인한 시스템 오류에 많지 않던 이용자들마저 등을 돌렸다.
북토피아는 결국 지난 1월 출판사 미지급 저작권료 약 60억원과 1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고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회사에 대한 고객과 업계의 신뢰는 물론,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마저 땅에 떨어진 상황이었다.
회사는 법원으로부터 간신히 인가 전 M&A 추진을 허가 받아 매각을 시도했지만, 어김없이 실패하고 말았다. 북토피아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3개 업체는 "출판업계와의 관계 회복이 어려워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응찰을 포기했다.
모든 원인은 '무너진 신뢰'에 있었다. 책 문화가 어찌 되든 돈만 벌면 된다는 천박한 시각을 보여준 회사의 경영진들로 인해 출판사들은 더 이상 북토피아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회생 여부와는 상관없이 저작권료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출판사들에게 북토피아는 이제 관심 밖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북토피아를 이대로 포기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비록 출판업계가 원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았지만, 북토피아에 들인 10년의 세월과 그 안에 녹아있는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계의 노력은 간단히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2만권에 달하는 전자책과 200만명의 회원들이 갈 곳을 잃어 부유하고 있다.
최초이자 최대이고, 모두가 힘을 모아 함께 시작했던 사업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포기한다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이대로 해외 거대 자본에 잠식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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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북토피아가 스스로 변해야 한다. 회사의 관리인 박영률 대표는 북토피아 사태 해결을 위해 출판업계가 꾸린 비상대책위원회 2대 위원장을 역임한 이다. 박 대표는 회사가 재기할 수만 있다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출판업계가 북토피아의 '제 2의 탄생'을 위해 먼저 손을 내미는 관용을 베풀 수는 없을까. 북토피아의 회생이 출판사와 전자책 업체 간의 공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볼 수도 있을 것이다. 청산의 기로에 선 회사의 명운은 이제 출판업계의 결정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