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영국도 부러워하는 한국 금융서비스

[기자수첩]영국도 부러워하는 한국 금융서비스

런던(영국)=김지민 기자
2010.06.28 11:33

"소매금융 서비스는 한국을 따라갈 수가 없죠."

전통적 금융 강국 영국 런던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지점장의 말이다. 지난주 찾은 런던에서 시중은행 지점장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A 은행 지점장은 "런던에서는 수표를 입금시키면 며칠이 지나서야 자금화가 된다"며 한국의 신속한 서비스와 비교했다.

신속한 금융서비스를 경험한 외국인들이 한국 금융기관과 거래를 이어가는 경우가 제법 늘고 있다고 한다. 한국 기업과 거래를 하다가 문제가 생길 경우 은행이 나서서 발 빠르게 해결해 준다는 점이 '느긋한(?)' 유럽인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다.

런던에 가장 먼저 터를 잡은 외환은행 런던지점 지점장은 "신속성은 물론이고 수수료 부문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영국계 기업이 한국과 연관되는 사업을 할 때 우리은행을 제법 많이 이용한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물론 아직 한국 은행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많다. 현지은행에 비해 금리나 수수료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조달비용 자체가 현지은행들에 비해 비싸기 때문이다. 설령 한국 은행이 수수료를 현지은행에 비해 조금 더 저렴하게 공급한다고 해도 영국인들의 특성상 수십 년 동안 거래하던 은행을 끊고 다른 은행으로 옮기는 예는 극히 드물다.

이런저런 이유에서 런던에 진출한 한국 시중은행들은 아직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 현지 마케팅 전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당장 지점수를 늘리기보다는 우리의 무기인 신속함을 살려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한국 경제가 발전할수록 틈새시장의 폭도 넓어질 것이다.

런던지점에 부임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C은행 지점장은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지역개념이 별로 없어져서 굳이 지점이 현지에 있을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곳에 있어야 하는 당위성을 개발해 한국 은행 발전에 초석이 돼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는 것. 그런 각오를 말하는 그를 보니 갈 길이 그리 멀지만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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